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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조업체, 멕시코 우회로 美 관세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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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조업체, 멕시코 우회로 美 관세 회피

중국 베이징 내 한 미국 기업 건물에 게양된 미국 및 중국 국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 내 한 미국 기업 건물에 게양된 미국 및 중국 국기. 사진=로이터
멕시코의 산업 수도와 미국 국경 사이의 주요 지점에 위치한 호후산(Hofusan)은 팬데믹 기간 공급망 경색을 줄이면서 미국의 관세를 회피하려는 중국 제조업체들의 새로운 천국이 되어가고 있다고 야후 파이낸스 등 외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후산은 멕시코인 산토스와 두 명의 중국인 투자자가 합작 투자를 통해 조성한 산업단지로 2016년 공식 오픈하였으며, 세 파트너 이름인 홀리 그룹, 푸통 그룹, 산토스 가족을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호후산 850헥타르(2100에이커)의 사유지에 있는 11개의 공장과 창고는 중국 자본주의의 최신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은 현재 베트남, 태국, 멕시코와 같은 지역에서 사업 개시와 운영 목적으로 화이트칼라 관리자들을 파견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3년 전만 해도 그 자리에는 단 한 채의 건물만 있었지만, 현재, 10개의 중국 회사들이 그곳에 공장을 가지고 있고, 3개가 더 건설되고 있으며, 향후 2년 안에 35개의 사업체가 입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산업단지 관계자들은 말했다. 결국 호푸산에서 1만5000명의 고용 효과를 예측하고 그들 가운데 약 10%가 중국인 관리자일 것이다. 또한 체류할 주거 및 식당도 지을 계획이라고 관계자들은 덧붙였다. 이미 여기에 10억 달러 이상의 투자가 되었다고 한다.
산업단지 입주기업 중에는 전자 회사인 하이센스, 가구 사업인 쿠카 홈과 순온 가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항저우 XZB, 정원 장비 제조업체인 스카이쉬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 시장에 근접한 점이 멕시코의 유일한 장점은 아니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 덕분에 호푸산에 있는 쿠카 공장에서 만든 의자는 면세로 국경을 넘나들 수 있는 반면, 중국에서 미국으로 선적된 의자는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중국의 멕시코 투자는 2016년 1억5400만 달러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위협하며 취임한 이듬해 2억 7100만 달러로 급증했다. 나아가 팬데믹 공급망 붕괴와 시진핑 주석의 기술 탄압으로 인한 불안감으로 지난해 멕시코에 대한 투자가 5억 달러를 약간 밑도는 등 태평양 전역의 중국 기업들을 더욱 사로잡고 있다.

전 세계에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중국 기업들은 미·중간 긴장으로 중국 자체 지역에서 뿐만아니라 멕시코 지역에 새로운 상품을 제공하려고 한다. 이것은 변화된 세계화의 일부라고 블룸버그 통신 칼럼니스트인 섀넌 K 오닐은 지적한다.

이것은 수십 개국에 걸쳐 발전소, 교량, 항구 등에 중국 자금을 지원한 시진핑의 "벨트 앤드 로드"전략과 같은 하향식 계획은 아니다. 중국의 초점이 반도체와 전기차와 같은 선진 제조 산업을 육성하는 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중국 정부는 대부분 저수익 기업들의 역외 생산 추진을 장려했다. 2015년에 발표한 "생산 능력에 관한 국제 협력"을 장려하는 중국 내각 문서에 잘 나타나 있다.

중국 기업들만 멕시코에서 미국의 관세로부터 피난처를 찾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도 1990년대에 로널드 레이건 정권 하에서 시작된 일련의 수입 제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멕시코에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재료비와 인건비는 일반적으로 중국보다 멕시코가 더 높지만, 중국의 임금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등 지난 몇 년 동안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유지해온 트럼프의 관세와 대유행으로 인한 운임 급등은 중국지역 제조업의 경제적 이점도 잠식했다.

일례로 항저우에 있는 본사를 둔 썬온 퍼니쳐는 한 상품을 중국에서 미국 고객에서 배송하는 데 약 10주가 소요되지만, 멕시코 북부에서는 단 4주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런 차원에서 현재 8천만 달러짜리 새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홀리 그룹(Holley Group)도 호푸산 이전까지는 멕시코에 존재하지 않았지만, 현재 다른 지역에 추가로 두세 개의 산업단지 조성 부지를 찾고 있다. 항저우에 본사가 있는 이 회사는 태국과 모로코 등에서도 산업단지를 운영하거나 조성하려고 한다.

다른 중국인 투자자인 건설 대기업 게저우바 그룹의 자회사도 미초아칸주 라자로 카르데나스항 인근에 산업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컨템포러리 암페렉스 테크놀로지는 테슬라와 포드에 부품 공급이 가능한 지역에 50억 달러짜리 공장을 짓기 위해 현재 치후아와와 코아우일라 지역을 고려하고 있다.

AMLO로 알려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미국 기업들의 욕구를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주개발은행은 생산 공장을 고객에게 더 가까이 이동시키는 니어쇼어링(near shoring)이 멕시코의 수출을 연간 353억 달러(약 7%) 이상 증가시킬 것으로 추산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그 시나리오는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였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멕시코가 유치한 외국인 직접투자액 317억 달러는 2020년 팬데믹 정점시기를 제외하면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멕시코는 2022년 첫 3개월 동안 194억 달러 투자를 유치해 금세기 들어 두 번째로 성공적인 분기가 되었다.

중국은 2003년 멕시코를 제치고 대미 1위 수출국으로 올라섰지만,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 이후 멕시코는 그 격차를 다시 줄이고 있다. 중국은 2018년 미국에 멕시코보다 거의 2,000억 달러의 상품을 더 많이 수출했다. 그 격차는 6월 말까지 12개월 동안 1,300억 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과 태국과 같은 아시아의 국가들은 한때 중국에 갔을지도 모르는 제조업 투자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양국의 대미 수출 합계는 멕시코가 380억 달러(11%)증가한 것에 비해 880억 달러(84%) 증가했다.

일부에서는 멕시코 대통령 AMLO가 전력 부문에 대한 국가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포함한 그의 민족주의 발언과 미국과 유럽 기업들의 풍력 및 태양광 발전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 그의 행정부가 투자자들을 겁주지 않았다면 멕시코가 더 큰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UBS는 최근 메모에서 멕시코가 니어쇼어링(nearshoring)으로의 이동에서 아직 확실한 승자가 되지 못했다며 투자 유치에 관한 '약점'으로 폭력 및 범죄와 함께 특히 에너지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을 꼽았다.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 본사를 둔 니어쇼어사의 공동 최고 경영자인 호르헤 곤잘레스 헨리센은 "10피트짜리 파도를 잡을 수도 있지만, 대신 3피트짜리 파도를 잡을 수 있는데, 이는 없는 것보다는 낫다"며, 에너지 문제가 그의 고객들에게 큰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호푸산이 위치한 누에보레온주의 이반 리바스 경제장관은 중국 기업들과의 대화에서 AMLO의 재생에너지 감축은 "우선적인 사항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