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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파나소닉, 주 4일제 파격 도입…기업문화 개편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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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파나소닉, 주 4일제 파격 도입…기업문화 개편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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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조 대기업인 파나소닉이 주 4일제 근무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로 인해 주 4일제가 점점 확산하는 추세의 일본이지만 이런 파나소닉의 결정은 노동집약적인 제조업 대기업으로서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파나소닉은 일찍이 전자산업 초창기부터 백색가전으로 유명했던 회사로 한때는 소니와 양강 구도를 이루었다. 가전과 태양광, 음향기기,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하는 회사로 작년 영업이익이 3조원 대를 기록했다.

파나소닉의 유키 구스미 회장이 "희망하는 사원들에게 주4일 근무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 투자자들에게 밝혔다고 니케이 아시아(NikkeiAsia)가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아직 세부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오는 4월 파나소닉 기업이 '파나소닉홀딩스' 사명의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각 계열사가 노조와 협의해 제도를 확정할 예정이다.

파나소닉이 주4일 근무를 도입하는 이유는 직원들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직원들이 쉬는 시간에 자원봉사나 자기 계발, 부업 등을 하며 개인적인 관심사를 추구할 수 있도록 장려할 예정이다. 이는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직무에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우수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본은 러시아워와 혹독한 노동문화로 유명하다. 일본의 노동생산성은 노동생산성 순위가 OECD국가 35개국 중 19위로 평균 이하이고 G7국가 중에서는 7위로 꼴찌다. 일본 회사들은 긴 시간 동안 강제적으로 회사에서 근무해야 하는 기업 문화가 있다. 일하는 시간이 길어지니 자연적으로 노동생산성도 떨어진다.

하지만 이런 일본도 변화하고 있다. 주 4일제를 시행하는 회사들과 근로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면서 주4일 근무제가 확산하는 추세에 있다.

시스템 개발 업체인 포워드 테크놀로지스는 2021년 주 4일 근무를 도입했다. 관계자는 "젊은 근로자들이 주4일제를 선호하기 때문에 고용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일본 시노오기 제약에서는 "회사에서 직원들이 건강과 복지분야 같은 신사업에 대해 학습하고 새로운 스킬을 배우도록 하기 위해 주4일 일하는 선택권을 준다"고 답했다.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주4일제를 도입한 기업들 중 60%가 생산성의 향상을 보였다고 답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재팬이 2019년에 이 제도를 시행해 봤을떄 90%의 직원이 주4일제에 호의적으로 반응했다.

후생노동성의 2020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기업은 8%로 2016년 조사에서보다 2.5%증가했다. 그러나 주4일제를 도입하고 있는 많은 회사들의 경우에는 집에 돌봐 줄 아이가 있거나 부양인이 있는 등 특수한 경우에만 선택이 가능했다.

주 4일제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도 주4일제는 일본에 정착하기 쉽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운영상의 문제이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일하는 날짜의 수에 따라 급여를 정하는데, 이 때문에 근로자들은 주 4일 일하기를 망설인다. 또 근로자들이 자신이 쉬면 담당하는 업무를 동료가 부담해야 될까봐 걱정한다.

각 기업과 근로자의 사정에 맞는 균형을 맞추는 것이 짧은 근무시간과 높은 생산성을 위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수질관리 기업인 메타워터는 2019년에 주4일 근무를 도입했는데, 근로자들이 4일만 회사에 나오는 대신 나오는 날에 추가 시간 근무를 함으로써 급여를 이전처럼 유지했다.

주4일 근무는 일본의 악명높은 기업 문화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 중 하나다. 정부도 주4일 근무제를 장려하고 있다. 주4일제가 생산성을 높이고 일본 시민의 일과 삶의 균형을 개선하는 주요 정책으로 여기고 있다. 지난 6월 내각이 승인한 경제 및 재정 정책에 최신 지침이 주4일제 시행 권고에 대한 내용(호네후토 방침)을 포함하고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