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전로 모든 세상이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이른바 ‘초연결 사회’에서 자녀 야육은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특히 기술적으로 세대간 격차가 하루가 다르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구세대 부모가 구세대 방식으로 신세대 자녀를 관리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일까, 아니 가능한 것일까.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자녀를 마음 편하게, 태평하게 바라볼 부모는 많지 않다. 어떤 식으로는 간섭하기 마련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종종 갈등이나 불화가 빚어지기 십상이다.
과거 어느 세대보다 이른 나이부터 스마트폰, 게임,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와 가까워진 신세대 자녀와 마찰을 최소하면서도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균형 잡힌 방책에 대해 전문가들이 권하는 양육 가이드를 CNBC가 네가지로 정리해 소개했다. 이른바 ‘디지털 키드를 위해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언행 4가지’다.
1. “너 휴대폰에 중독 됐구나”
“너 휴대폰에 중독 됐구나”. 휴대폰을 종일 끼고 사는 자녀에게 부모들이 흔히 불만스럽게 던지는 대표적인 말이다.
그러나 이런 지적은 아이들 입장에서는 혼란을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 대개의 경우 작용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재한 CNBC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들은 스마트폰 단말기 자체에 중독이 된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이라는 기기를 통해 제공되는 특정한 앱이나 특정한 웹사이트를 수시로 이용하면서 생활의 리듬이 깨지고 중독 상태에 가까워 진다는 것.
예컨대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빠져 한창 자라야 할 때의 아이가 바깥 활동을 게을리하는 경우라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간을 규제하는 방법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부모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활동을, 적어도 스마트폰을 쓰는 행위에 대비해 균형 있게 쓰기를 바라는 활동이 왜 필요한지,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게 하고 설득해 다른 활동도 함께 하도록 유도하는 일이 중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오늘 운동은 아직 못한 것 같구나” “학교에서 돌아온 뒤 가족과는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었구나” 식의 우회적인 표현이 바람직하다.
2. “그 게임 너무 오래 하는 것 아니냐”
이런 표현 역시 시간에 대한 지적으로 시간을 쓰는 내용에 대한 지적이 아니라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길게만 시간을 쓰는게 아니라면 뭘 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도 심어줄 수 있다는 것.
“이 게임은 단순히 시간만 들이고 운만 좋으면 되는 게임이라서 오래 즐기기에는 적당하지 않는 것 같은데” “이런걸 좋아하는거라면 이런 활동은 어때”라는 식으로 조언을 해주거나 대안을 제시하면서 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3.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만 있네”
컴퓨터는 그만하고 다른 것을 하라고 할 때 이런 표현을 하기가 십상인데 그 다른 것이 책을 읽으라는 것이라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책상 앞에서 컴퓨터를 하는 것이나 책을 읽는 것이나 활동적이지 않은 활동이라는 점에서는 크게 다를 바 없기 때문이고 아이 입장에서도 혼란을 느낄 수 있기 때문. 시대가 시대인만큼 심지어 아이가 컴퓨터로 전자책을 읽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책을 읽든 컴퓨터를 하든 하루종일 하면 눈에 좋지 않다는 조언을 해주거나 밖에 나가 바람을 쐬거나 간단한 운동을 즐기고 난 뒤에 하면 더 능률적이라고 권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진짜 사람들과 어울려야지”
자녀가 핸드폰으로 친구와 장시간 통화하는 것을 보고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전화 통화보다는 직접 사람을 만나는 것이 여러모로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얘기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전화 통화를 통해서라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할 가능성이 크고 심지어 직접 만나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것.
인터넷이나 스마트폰도 마찬가지 경우여서 온라인 기반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여러 사람과 쉽게 의사소통하는 것도 디지털 세대에게는 손쉽고 편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가끔은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나쁘지 않단다”는 식의 조언을 고려해볼만하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