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본격적인 전기자동차 시대를 맞아 전기차 배터리·완성차 업계 대표주자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현대차그룹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격이 비싸지면 폐배터리 용량은 최대한 충전을 해도 잔존 용량이 70%에 그친다.
그러나 폐배터리는 원자재 가격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을 자체 조달할 수 있어 유망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도체·배터리 관련 통계를 집계하는 SNE리서치는 폐배터리 재활용(리사이클링) 시장이 오는 2030년 12조 원, 2040년에는 87조 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은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폐배터리 ESS로 재활용...SK이노베이션, 'SK배터리' 설립 후 폐배터리 사업 육성
LG에너지솔루션은 폐배터리를 전기차 목적이 아닌 에너지저장시스템(ESS)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월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전기차용 ‘ESS 충전시스템’을 충청북도 청주시 오창공장에 설립했다.
ESS에 사용된 배터리는 10만km 이상 달린 전기차에서 분리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폐배터리를 향후 수 년간 배터리 충전소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은 폐배터리를 다양한 용도로 재사용하기 위한 배터리 잔존가치 평가 기술을 연구개발(R&D)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폐배터리는 잔존 수명과 배터리 상태에 따라 사용 용도가 나뉜다”며 “이를 효율성 있게 활용하도록 적합한 용도 개발과 연구활동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질세라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배터리 사업 분할을 통한 자회사(가칭 SK배터리) 설립을 공식 발표하고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을 본격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초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완공하고 2025년 상업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해외에도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 현대차그룹, 폐배터리 활용한 ESS 개발과 폐배터리 물류 사업 챙긴다
현대차그룹도 폐배터리를 재활용한 ESS 구축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글로비스가 폐배터리 물류(운송)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현대차로서는 폐배터리 활용을 비롯해 물류까지 모두 갖추는 시스템을 확보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월 폐배터리를 거대 용기에 실어 운반하는 ‘플랫폼 용기’를 개발하고 특허를 취득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마다 배터리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폐배터리를 수거하는 작업이 많은 업체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글로비스가 개발한 플랫폼 용기를 사용하면 한 차종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차종의 각기 모양이 다른 배터리를 모아 실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최초로 플랫폼 용기를 활용한 전기차 폐배터리 물류 사업을 펼칠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전망이 밝지만 관련 기술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직접 개발한 플랫폼 용기로 새로운 물류 활로를 개척해 스마트 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