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이런 조치가 오히려 임대시장 붕괴를 초래해 전월세시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세입자들만 더 고통을 받게 될 거란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파주시갑)은 지난 9일 계약갱신 청구권제와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은평구갑)은 앞서 윤 의원이 발의한 법안보다 한층 강도가 센 법안을 내놨다. 세입자가 원한다면 재계약 기간을 제한 없이 늘려 세입자의 ‘계속 거주권’을 보장하고 전·월세인상률 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박 의원은 계속 거주권과 관련해 “이미 독일,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임대차계약 기간을 따로 정해두지 않거나 명확한 해지의 원인이 있을 때만 계약해지가 가능하다”며 “세입자 계속거주권은 해외에선 이미 널리 받아들여진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임대차 보호 3법’을 21대 국회에서 꼭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7일 열린 당선인 워크숍에서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제시한 ‘21대 국회 중점추진 5대 분야 80개 입법과제’ 중 하나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올랐다.
주택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제도가 전월세 ‘가격 안정’ 효과보다 ‘가격 급등’ 후유증을 야기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임대료 인상 기회가 줄어들 것을 예상한 집주인들이 제도 시행 전에 전월세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제도 시행 이전 전월세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임대인과 임차인 양자 모두 보호 받아야 할 권리가 있는데, 세입자 편향적인 정책으로 결국 세입자, 집주인 모두에게 손해를 주는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단기적으로 제도 도입 후 전세가격 등 임차료 급등현상이 불가피하다”면서 “특히 노후화된 임차주택의 경우 집주인들이 해당 주택에 대한 품질 유지 개선 노력이 현저히 줄어 주택의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실장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시 임대인에게는 불리한 정책이므로 그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려는 형태의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은 분위기가 형성되면 전월세 가격이 급상승하고 전세가격이 다시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는 형태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