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금융시장 매체 파이낸셜포스트는 캐나다 자산운용회사 내셔널뱅크파이낸셜(NBF)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17일(이하 현지시각) 이같이 전했다. 캐나다는 오일샌드 등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산유국이지만 미국과 중동 산유국, 러시아 등에 가려져 코로나19로 받은 타격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NBF 분석가들은 지난 14일 발간한 조사보고서에서 "유가 급락은 캐나다 석유 가스 생산회사의 재력에 큰 타격을 주고 지속가능성을 의문스럽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 작성자들은 "캐나다 석유산업은 스트레스를 계속 받을 것이며 공급사슬 전반에서 비욜절감 방안을 검토하면서 자본지출과 배당금 지급, 임원 보수를 추가 삭감해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은 경제봉쇄령을 내렸으며 이 때문에 여행과 교통이 중단되면서 원유수요가 급감하고 유가는 급락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하루 평균 860만 배럴의 원유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끔직한 전망 탓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은 지난달 배럴당 -37달러까지 내려갔다. 이후 WTI 6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지난 15일 배럴당 29.58달러까지 상승했다.
캐나다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캐나다실렉트(WCS) 가격도 이날 6.6% 상승해 배럴당 25달러에 육박했다.
파이낸셜포스트는 두 기준유 모두 캐나다 석유업체들의 손익분기점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NBF는 WTI가 일정한 기간 동안 배럴당 30달러를 밑돌 경우 캐나다 석유업체 대부분이 외부 자금수혈이 없다면 오는 2022년께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BF분석가들은 "그러나 이들 회사들은 배당금을 삭감하고 채권시장과 은행에서 새로운 유동성을 더하는 등 자본 계획 절감에서 유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들어 지금까지 캐나다 석유업체들은 예산을 평균 40%, 총 100억 달러를 삭감한 것으로 NBF는 추정한다. 배당액은 평균 82%, 총 24억 달러를 깎은 것으로 NBF는 추정한다.
반면, RBC캐피털마켓츠는 캐나다 석유업계 비용절감 규모를 이보다 적은 69억 달러로 추정했다. 이는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석유업계가 조율한 총 800억 달러의 비용 삭감 규모의 약 8%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중 선코에너지(Suncor Energy)가 13억 달러, 허스키에너지가 12억 6000만 달러. 캐나디언 내추럴 리소시스가 11억 6000만 달러의 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RBC에 따르면, 캐나다 석유업체들은 올해 자본지출 계획 금액 166억 달러 중 약 42%를 줄인 97억 달러를 지출할 계획인 반면, 미국 석유업체들은 평균 41%, 아람코와 로열더치쉘 등은 각각 25% 줄일 계획이다.
캐나다 석유업체들이 혹독하게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잉여현금흐름(세금과 투자비를 제외한 현금흐름)이 253억 달러 적자를 낸 데다 내년 말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도 65억 달러에 이른다. 이 두 가지만 봐도 유동성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파이낸셜포스트는 지적했다.
분석가들은 캐나다의 재고증가와 수요감소라는 쌍둥이 위기 때문에 석유가스회사들의 부채가 앞으로 몇년 사이에 20~30%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