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소산업이 올해 하반기 중요한 변곡점을 맞는다. SK E&S, 효성중공업 등이 액화수소플랜트의 가동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 수소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수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액화수소는 상온에서 기체 형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영하 253도의 극저온 상태로 냉각해 액체 형태로 만든 수소를 말한다. 기체수소 대비 대용량 저장·운송에 유리하다는 장점을 비롯해 빠른 충전 속도, 낮은 폭발·화재 위험 등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 E&S는 SK인천석유화학 용지에 연 3만t의 생산 능력을 갖춘 액화수소플랜트를 오는 10월 가동할 예정이다. 생산한 액화수소는 전국 거점 지역의 충전소를 통해 공급된다. SK E&S는 미국 플러그파워사와 공동 설립한 SK플러그하이버스를 통해 버스 차고지 등 수요처 인근에 액화수소 충전소 약 40개소를 구축 중이다. 또 액화수소 공급을 위한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SK E&S는 대한통운 물류센터 내에 운영되는 수소 지게차와 화물차에 액화수소를 공급하기로 했다. 서울시와 인천시가 추진하는 수소 버스 전환 사업에도 SK E&S의 액화수소가 쓰인다.
2008년 충전소 사업을 시작으로 수소산업에 뛰어든 효성중공업은 독일 린데그룹과 함께 효성화학 울산 용연공장에 연산 1만3000t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고 있다. 해당 공장은 올 연말 완공된다. 향후 생산량을 3만9000t 규모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회사는 액화수소플랜트 완공 시기에 맞춰 울산에 제1호 액화수소 충전소도 지을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올해 하루 5만t 연간 1800t을 생산하는 플랜트를 창원에서 가동한다.
국내 기업들의 액화수소 생산은 우리나라 수소산업의 경쟁력을 높임과 동시에 수소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껏 우리나라는 액화수소 관련 산업에서 미국, 일본, 독일과 비교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들 국가는 일찍이 액화수소 사업을 키워왔다. 이미 이들 국가에선 액화수소 충전소가 이미 250곳 이상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창원, 울산, 인천 등 3곳에서 연간 최대 약 4만5000t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이 본격화됨에 따라 우리나라 수소 산업 역시 이전과 다른 위상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도 수소산업 발전에 힘을 보태면서 국내 수소산업 발전에 속도가 더 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를 통해 대규모 수소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수송 분야에서는 2030년 수소상용차 3만대 및 액체수소충전소 70개소 보급 목표를 제시했다. 또 액화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보조금 혜택도 확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국내 기업들의 액화수소플랜트 가동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 수소산업 경쟁력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인 협력 등을 통해 큰 발전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