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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RA와 기후 위기에 주목받는 '태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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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RA와 기후 위기에 주목받는 '태양광'

미국·중국 업체들 미국 내 태양광 생산 설비 구축 속도
올해 기후 위기 등으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수력·풍력보다 에너지 효율, 설치 쉬운 태양광 부각

오하이오주 페리스버그에 있는 퍼스트솔라 태양광 패널 제조 현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오하이오주 페리스버그에 있는 퍼스트솔라 태양광 패널 제조 현장. 사진=로이터
국내 기업들만이 미국 내 태양광 사업 진출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은 아니다. 미국·중국 업체들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미국 최대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인 퍼스트솔라는 최근 신규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퍼스트솔라는 11억 달러(약 1조4400억원)를 투자, 연산 3.5GW 규모 공장을 신설한다. 오는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마크 위드마 퍼스트솔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추가 투자로 오는 2026년까지 전 세계에서 약 25GW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이 중 14GW는 미국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태양광 업체 롱기그린에너지도 지난 3월 미국 재생에너지 개발 업체인 인베너지와 합작해 오하이오주에 6억 달러(약 7900억원)를 들여 연간 5GW 생산 규모 태양광 모듈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올해 말 가동을 앞두고 있다. JA솔라·론지솔라 등 중국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도 각각 6000만 달러(약 785억원), 6억 달러(약 7845억원)를 투자해 미국 내 생산 거점 구축에 나서고 있다.

IRA 특수 맞은 미국 태양광 시장...기업 실적에도 반영


국내·해외 태양광 업체들이 미국 시장 진출에 잇따라 나서는 것은 미국 내 태양광 산업이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서다. 현재 미국은 전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유럽과 함께 3강 구도를 이루고 있지만, 업계는 이들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로 미국을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시행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이유로 꼽힌다. IRA는 미국 내 산업·일자리를 보호함과 동시에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부터 10년간 4300억 달러(약 564조원)를 투입하는 것을 핵심 골자로 한다. 이 중 3689억 달러(약 484조원)는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에 사용된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SEIA)와 에너지컨설팅기업 우드매킨지가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 'US Solar Market Insigh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내에 설치된 태양광 용량은 6.1GW를 기록, 1분기 기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또 보고서는 미국 태양광 시장이 향후 5년간 3배 규모로 성장, 오는 2028년까지 설치된 총 태양광 용량이 378GW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셸 데이비스(Michelle Davis) 우드매킨지 글로벌 태양광 부문 책임자는 "앞으로 몇 년간 업계는 매년 40~50GW의 용량을 설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태양광 업계 한 관계자도 "미국 내 태양광 설비 설치 전망이 IRA 시행 이전 대비 대폭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올해부터 자사 경영 실적에 IRA로 인한 생산세액공제(AMPC) 금액을 반영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이미 1, 2분기 연속 각각 230억원, 280억원 규모의 AMPC를 영업이익에 반영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4%, 14.4%로 작지 않다. 현재 한화솔루션이 돌턴공장의 생산능력을 1.7GW에서 올해 말까지 3.4GW 증가한 5.1GW로 늘리기 위한 증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 AMPC의 혜택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4월 12일 대구 북구 산격동 엑스코에서 열린 ‘제20회 국제 그린에너지 엑스포’를 찾은 한 관람객이 태양광 모듈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4월 12일 대구 북구 산격동 엑스코에서 열린 ‘제20회 국제 그린에너지 엑스포’를 찾은 한 관람객이 태양광 모듈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극심한 기후변화, 효율 높은 태양광 수요 더 많아진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가 폭염·홍수 등 극심한 기후변화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고 이에 따라 탄소중립 달성에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여름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폭염으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미국에서는 7월에 이어 8월에도 역대 최고기온 기록 경신이 계속되며 더 더워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고 유럽에서도 무더위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사안이 됐다. 특히 재생에너지원 중 태양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의 경우 불규칙한 일조량 탓에 기존 석탄·석유·원전 등과 비교했을 때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탄소중립과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등을 추진하는 데 가장 나은 신재생에너지로 꼽힌다. 또 다른 재생에너지원인 수력·풍력 등과 비교해서도 빠른 설치 기간 등 더 효율적인 측면이 있어 각광받고 있다.

또 다른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탄소배출을 빠르게 줄이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가장 빠른 솔루션"이라며 "수력·풍력 등 여러 재생에너지 자원이 있지만, 이 중 가장 빠르고 경제적이면서 효율적인 것이 태양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태양광의 경우 물리적인 설치 시간이 다른 에너지 자원과 비교했을 때 짧고 유지보수 비용도 크게 들지 않는다"며 "또 태양광은 태양이 비추는 모든 곳에 설치할 수 있다. 즉 물, 농작물, 도로, 자동차 등에도 설치할 수 있어 가용범위가 넓다"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