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분기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 발표
은행 대출태도, 대기업 '강화'·가계 '완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6개월째 이어지면서 주춤했던 가계부채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가계대출에 완화적 기조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6월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2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은행 대출태도, 대기업 '강화'·가계 '완화'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은행과 신용카드회사 등 204곳의 국내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들은 국내은행 대출태도가 가계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대기업에 대해서는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3분기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5로 집계됐다. 지수가 플러스(+)로 상승하면 은행권의 대출태도가 완화돼 대출 영업을 확대한다는 의미다.
은행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2분기 19를 기록한 뒤 3분기(6), 4분기(14), 올해 1분기(11), 2분기(6),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플러스 흐름이 이어졌다.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태도지수도 2분기 0에서 3분기 3으로 소폭 개선됐다. 중소기업의 경우 일부 지방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상 대출 확대 전략으로 인해 대출 문턱이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반면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2분기 3에서 -3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은 최근 은행들의 대기업 대출 취급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 등으로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은행들이 2분기보다 3분기에 가계에 대출 공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한은에 따르면 6월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2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가계대출은 1조6000억원 감소했는데, 지난달에만 5조9000억원 늘면서 올해 감소분을 모두 상쇄했다.
특히 '집값 바닥론'이 확대되면서 주택담보대출에서만 7조원이 늘면서 전반적인 가계부채 증가폭을 견인했는데 이 같은 흐름은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의 증가세와 한·미 금리 격차 등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도 고려해야 하지만 경기둔화와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계부채 확대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출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