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PI 물가 급속 둔화 발표 이후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 마이너스 금리 재검토
미국 CPI 발표 이후 달러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일본은행의 금융완화정책 "전면 수정"보도가 나왔다.닛케이 는 13일 일본은행이 금융완화정책 "전면 수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일본은행이 27~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 정책 수정에 대한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고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신문 닛케이가 보도한 것이다, 닛케이는 또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 발언이후 달 말 일본은행이 정책을 수정할 것으로 지레짐작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증시에서도 엔화환율 급락에 베팅하는 투자가 늘고 있다. 뉴욕증시뿐 아니나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암호가상화폐도 엔화환율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13일 뉴욕증시와 도쿄외환시장에 따르면 일본 엔화값은 급등하며 달러당 130엔대까지 들어섰다. 140엔대가 깨진 것은 지난달 12일 이후 한 달 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관련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취임한 이래 계속돼왔던 시장의 엔 매도·일본 주식 매입세(우에다 트레이드)가 역전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엔화값은 지난 6일까지만 해도 달러당 144엔대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닛케이는 엔화값 급등 요인으로 시장에서 이르면 이달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수정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한 점을 꼽고 있다.
일본은행은 우에다 총재 취임 이후에도 10년물 국채를 무제한 매입해 금리를 조절하는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유지해왔다. 우치다 부총재는 지난 7일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YCC에 대해 "당분간 기존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는 그러면서도 "YCC 정책이 시장 기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급속하고 일방적인 엔저는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 동향과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말해 재검토 여지를 남겼다. 닛케이는 이 대목에서 우치다 부총재가 YCC의 부작용과 기대인플레이션율 상승에 따른 실질금리 저하를 언급한 점을 들며 이것이 시장에서 금융완화 수정으로 이어지는 재료로 인식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은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지난해 4월 이후 일본은행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그 영향으로 엔/달러 환율은 5월 이후 최저인 138.09엔을 찍었다. 달러 대비 스위스프랑 가치도 2015년 이후 최고치를 찍는 등 다른 통화도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 가치 하락 배경에는 미국의 6월 CPI 상승률 둔화가 작용하고 있다. CPI 상승률이 둔화하자 물가 안정을 이유로 긴축을 이어온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는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 미즈호은행의 켄 청 전략가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고 미국 CPI가 더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로 달러 약세에 대한 베팅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뉴욕증시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6.01포인트(0.25%) 오른 34,347.4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2.90포인트(0.74%) 상승한 4,472.16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58.26포인트(1.15%) 뛴 13,918.96으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6월 미국의 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올랐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며, 지난해 6월 9.1%에 비해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올라 시장 예상치인 5.0% 상승과 전월의 5.3% 상승에 비해 둔화했다. 6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로는 0.2% 올라 예상치인 0.3% 상승과 전월의 0.4%를 모두 밑돌았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오는 25~26일 예정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92% 수준으로 전날과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었다. 다만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0% 수준으로 전날의 72% 수준에서 높아졌고, 12월 회의까지 금리를 1회 이상 더 인상할 가능성은 21% 수준으로 전날의 37% 수준에서 낮아졌다.
10년물 국채금리는 물가 둔화세가 가속하자 10bp 이상 하락해 3.83%까지 떨어졌다. 이는 이달 5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도 15bp 이상 하락한 4.73%까지 밀렸다. 이는 지난 6월 말 이후 가장 낮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도 연준이 오는 7월에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30포인트(8.76%) 하락한 13.54를 기록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