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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필요해 빌립니다" 보험계약대출 금리 5~6%대로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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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필요해 빌립니다" 보험계약대출 금리 5~6%대로 인하

금융당국 상생금융 동참 요구에…보험사들 3~4%p 낮춰
다른 대출보다 빠르게 자금 받아…생활비 등 급전에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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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2금융권에도 상생금융 동참을 요구하자 생보사들이 보험계약대출 금리를 잇따라 인하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계약대출 금리 최고한도를 최고 연 9~10%대에서 연 5~6%대로 낮추고 있다. 보험계약대출은 은행의 예·적금담보대출과 비슷하게 보험계약을 담보로 해지환급금 범위 내 금액을 대출해준다. 다른 대출보다 쉽고 빠르게 자금을 받을 수 있어 주로 생활비 등 급전에 사용된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이달 1일부터 보험가입자의 보험계약대출 금리 최고한도를 연 6.5%로 3%p 인하했다. 금리확정형과 연동형 상품 모두 적용되며, 전체 보유계약 중 2%에 해당하는 10만 계좌의 고객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도 지난 4일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의 최고금리를 기존 9.9%에서 3.95%p 인하된 5.95%로 낮췄다. 변경된 최고금리를 적용받게 되면 예정이율이 5.95% 이상인 상품을 통해 보험계약대출을 받은 고객들은 가산금리가 전혀 적용되지 않아 가산금리에 대한 이자 부담 없이 기준금리인 예정이율에 대해서만 이자를 부담하면 된다.

다만 이러한 금리 인하 적용대상 상품은 금리확정형 상품에 한정되며 금리연동형 상품의 금리는 변동 없이 기존과 동일하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기간 중 보험계약자의 사정 등으로 보험료의 계속 납입이 곤란하거나 일시적으로 금전이 필요한 경우,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대신 해약환급금 범위 내에서 보험계약자에게 대출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보험의 보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해지환급금의 50~95%를 빌릴 수 있다.

보험계약대출은 직접 창구에 방문할 필요 없이 전화, 모바일, 인터넷 등을 통해 간단하게 24시간 신청이 가능하다. 또한, 신용등급 조회 등 대출심사 절차가 없고 수시로 상환하더라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는다. 이러한 장점들로 인해 대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도 알려져 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보험계약대출의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이유는 기존 보험계약의 해지를 막고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이지만, 그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동참 요구 또한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이어 보험, 카드사 등 2금융권에도 상생금융 동참을 강조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회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의 굿네이버스 후원금 전달식에 참석해 “최근 2금융권이 연체율 상승으로 인해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합리적인 여신 심사를 통해 서민 자금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권 전반에 이러한 노력이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카드는 카드업계 처음으로 22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했다. 보험사 중에서는 한화생명이 다음 주 중으로 상생금융 관련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보험계약대출 규모는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늘었다.

지난 2020년 45조9039억원으로 3.3% 줄었던 약관대출 규모는 이후 다시 증가세로 접어들면서 지난 3년 새 5조5768억원 늘었다. 특히, 올해 4월 기준 생보사 약관대출액은 51조4807억원을 기록하면서 5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대비 8.8% 증가한 수치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