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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러시아 무장 반란 사태 진정 불구 글로벌 경제 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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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러시아 무장 반란 사태 진정 불구 글로벌 경제 불안 고조

러시아 정치 혼란으로 원유·원자재·곡물 가격 급등
미국·유럽연합 등 물가 자극 우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가 36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러시아의 혼란 양상이 글로벌 경제에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N 비즈니스는 “러시아 반란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가 1917년 당시의 내전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23년 통치 체제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번 사태로 푸틴 정권이 종말을 맞을 수 있고, 러시아의 혼란은 글로벌 경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주요 에너지 수출국으로 중국과 인도 등에 원유와 천연가스를 수출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가 여전히 주요 글로벌 식량 수출국으로 남아 있고, 세계 각국에 원자재를 수출하고 있다.
CNN 비즈니스는 “러시아의 원유 공급이 줄어들면 중국과 인도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고, 이들 국가가 원유 등 에너지 확보를 위해 국제 시장에서 서방 국가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배럴당 90달러 중반 수준이던 국제 유가순식간에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러시아가 혼란에 빠지면 국제 곡물과 비료 시장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 밀을 비롯한 곡물과 비료 가격이 폭등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직후에 국제 에너지와 곡물 가격이 급등했다. 그 여파로 미국과 유럽연합 국가들의 인플레이션 사태가 악화했고, 주요 서방 국가들이 아직 고물가 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인플레이션 사태 전개 과정에서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이 연쇄 금리 인상을 계속해 인플레이션이 내려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에 정치적 혼란 사태가 발생하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처럼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성이 고조될 수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전날 연례 경제 보고서를 통해 통화 긴축의 마지막 단계에서 세계 경제가 고비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BIS는 "역사상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렸지만,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 긴축 마지막 과정이 가장 어려울 것"이라며 "금리 수준은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오랜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IS는 주요국의 통화정책아직 인플레이션 억제에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원유 트레이더와 분석가들이 미국 금융시장이 열리는 26일 원유 가격이 급등할 것에 대비해 투자 전략을 짜느라 분주한 주말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북유럽 은행 SEB의 브르네 샤일드롭 수석상품애널리스트는 “러시아 내분은 세계 원유 공급에 대한 위험을 뜻한다”며 “송유관이 막히거나 석유 저장소 및 항구가 점거돼 원유 공급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23일 기준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9.16달러, 브렌트유는 배럴당 73.85달러에 마감했다. WTI 가격은 지난주에만 3.8% 이상 하락했으며 최근 몇 달간 70달러 안팎의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CNN 비즈니스는 ‘러시아의 원유 공급망에 이상이 생기면 국제 유가가 다시 뛸 수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일 통화를 하고 러시아의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 반란 사태 이후 전황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반란 사태 이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공 대응 전략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장거리 미사일 지원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미국의 여러 방송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러시아에서 전에 없었던 균열이 나타나고 있고, 우크라이나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이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정치적 혼란 사태가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간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