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소개한 세계에너지기구(IEA)의 ‘2022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배출량 증가율은 0.9%로 세계 GDP 성장률(+3.2%)보다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2021년 깨진 바 있는 배출량과 경제성장의 탈동조화 현상이 다시 나타났다. 반면, 에너지 이용의 탄소집약도는 과거 10년간(2012~2021년) 평균보다 소폭 낮아졌다.
지역과 부문별 추세는 서로 달랐다. 북미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의 배출량은 유럽과 중국의 감소분보다 많이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전력과 수송부문 배출량은 각각 2억 6100만t, 2억5400만t 증가해 산업과 건물부문 배출량 감소분을 넘겼다.
이에 태양광과 풍력 발전력의 막대한 증가는 전력 부분에서 4억6500만t, 기타 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열펌프 등 기타 청정에너지 기술은 8500만t의 추가 배출을 방지했다. 청정에너지 보급 증가세가 가속화 하지 않았다면 연간 에너지 관련 배출량 증가 폭은 3배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 둔화 역시 배출량 감소로 이어졌다. 주로 중국, EU, 한국, 일본, 북미 등에서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 부문의 생산 감소로 배출량이 1억5000만t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 소비로 증가한 배출량은 가스 소비 감소로 인한 효과를 웃돌았다. 지난해 가스 소비로 인한 배출량은 1.6%(1억1800만t) 감소했으나 석탄으로 인한 배출량은 1.6%(2억4300만t)로 더 많았다.
지난해 석탄 소비 배출량은 역대 최고치인 155억t을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0.4%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4배나 증가했다. 전쟁 발발로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유럽의 가스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른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면서 상대적으로 석탄 소비가 증가한 탓이다.
지난해 가스 소비로 인한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억1800만t(1.6%) 감소했다. 유럽이 13.5%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1.8% 감소했지만, 지금까지 가장 큰 폭이다.
석유 소비로 인한 배출량은 가장 많이 증가했다. 석유 소비로 인한 배출량은 2.5%(2억6800만t) 증가해 112억t에 달했다. 증가분의 50% 정도는 항공 부문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코로나 19 상황에서 벗어나 항공수요가 이전 수준으로 점차 회복하면서 나타났다. 수송부문은 전체 배출량이 2.1%(1억3700만t) 정도에 그쳤는데 전기차 판매량이 1000만대를 초과한 영향이 컸다.
재생에너지 이용이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전력 부문 배출량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전력과 열 생산 부문에서 배출량은 전년 대비 1.8%(2억6100만t) 증가해 146억t을 기록했다. 가스에서 석탄으로 에너지 전환이 진행되면서 이를 주도했다. 아시아 신흥국과 개도국의 주도로 석탄화력 발전량이 2.1% 증가했다.
지난해 국가별 배출량은 중국이 소폭 감소한 데에 반해 미국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코로나 19 봉쇄조치와 경기둔화로 2021년 대비 0.2%(2300만t) 감소해 121억t을 기록했다.
EU의 배출량은 온화한 기온과 효과적인 에너지 절약 조치, 연료 전환 등의 조치로 인해 2.5%(7000만t)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가스 소비가 오히려 증가한 미국은 0.8%(3600만t) 증가해 47억t에 달했으나 연간 증가율을 2021년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