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에서 30일 열린 IT 박람회 '컴퓨텍스(COMPUTEX)'의 기조 연설자로 나선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는 엔비디아의 생성형 AI 서비스 '옴니버스 ACE(아바타 클라우드 엔진)'으로 제작된 2분 길이의 데모 영상을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옴니버스 ACE를 통해 게임 등 콘텐츠 제작 과정을 더욱 간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해당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는 AI의 보조를 받아 자연스러운 3D 아바타를 제작·편집할 수 있다. 특히 음성에 따라 얼굴 표정과 입 모양이 현실적으로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데모 영상에는 NPC가 1명만 등장했다. IT 전문지 더 버지에 따르면 제이슨 폴 엔비디아 지포스 플랫폼 이사에게 묻자 그는 "두 명 이상의 캐릭터를 생성하는 것은 실제 테스트 단계를 거쳐야 한다"면서도 "이론상으로는 NPC가 다른 NPC와 대화하는 것까지 옴니버스 ACE를 통해 구현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 전문지 코타쿠는 옴니버스 ACE를 두고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를 넘어 프로그래머, 3D 애니메이터, 촬영 전문가, 성우까지 AI의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고 평했다.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는 각각 챗GPT와 같은 자연어 생성 AI, 스테이블 디퓨전과 같은 이미지 생성형 AI에 직접적 위협을 받고 있는 직업군이다.
옴니버스 ACE의 지향점은 '3D 세계·메타버스 개발을 가속화하는 AI 앱'이다. 사측은 이 서비스가 적용될 수 있는 대표적 분야로 '버튜버(V-tuber, 아바타를 내세운 영상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 1인 미디어를 지목했다. 또 B2B(기업 간 비즈니스) 고객 서비스 플랫폼 토키오(Tokkio)와 접목해 통신·금융 등에도 활용할 전망이다.
옴니버스 ACE 외에도 엔비디아는 고성능 AI 처리를 위한 최신형 슈퍼컴퓨터 'DGX GH200'을 공개했으며, 이를 연내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플랫폼스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생성형 AI를 활용한 작곡 프로그램, 광고 솔루션 등도 선보였다.
엔비디아가 AI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생성형 AI의 수혜주로 분류되는 것을 넘어 AI 분야에서 주도권까지 쥐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고품질 반도체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의 리딩 기업으로, 이들은 생성형 AI 가동을 위한 컴퓨팅에 필수적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메타버스 분야와의 연계를 강조하는 것은 지난해 사측이 메타버스 표준 포럼 설립을 주도한 것과도 연결된다. 미국에서 지난해 6월 설립된 이 포럼은 엔비디아 이사로 재임 중인 닐 트레벳 크로노스 그룹 회장이 초대 의장을 맡았다.
엔비디아가 이날 공개한 옴니버스 ACE 데모는 포럼 초대 회원사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 5'로 개발됐다. 에픽게임즈 역시 올 3월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에서 '크리에이터 중심 메타버스'를 핵심 비전으로 선포했으며, 옴니버스 ACE와 유사한 '메타휴먼 애니메이터'도 당시 발표에 포함됐다.
옴니버스 ACE 솔루션과 기반 기술을 사용하는 파트너로는 '스토커 2: 초르노빌의 심장부'를 개발 중인 GSC 게임 월드 등 게임사는 물론 아바타 제작 솔루션 '레디 플레이어 미', '카리스마ai' 등이 있다.
팀무 토케(Timmu Tõke) 레디 플레이어 미 대표는 "우리는 앞서 완벽한 아바타 제작 솔루션 개발을 위해 7년에 가까운 시간을 투자했다"며 "옴니버스 ACE는 메타버스에 활용할 아바타에 생명을 불어넣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