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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원전 부활 힘찬 날개짓.…조지아 보글 원자로 3호기 '상업용' 전력 생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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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원전 부활 힘찬 날개짓.…조지아 보글 원자로 3호기 '상업용' 전력 생산 돌입

14년만에 완공돼 27일부터 상업용 전력 공급 시작…바이든 정부 원전 적극 지원

미국 조지아주 보글 원자로 3호기. 사진=조지아 발전소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조지아주 보글 원자로 3호기. 사진=조지아 발전소
미국에서 지난 3월 약 7년 만에 새로 가동된 첫 원자로조지아 발전소의 보글(Vogtle) 원자로 3호기가 27일(현지시간) 전면적인 전력 생산에 돌입한다고 AP 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이 원자로는 6월 이전에 상업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 전력 생산에 이르게 된다고 AP가 전했다. 보글 원자로 4호기는 3호기에서 40km가량 떨어진 곳에 현재 건설되고 있고, 2024년 초에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2009년부터 짓기 시작한 보글 원자로가 애초 계획보다 7년가량 늦어져 14년 만에 완공돼 모두 170억 달러 (약 22조 600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AP가 지적했다.

보글 3, 4호기의 성공적인 운영 여부는 향후 미국 원전 사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지구 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면 원전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AP가 지적했다.
미국은 2007~2009년 발표했던 원전 프로젝트 중 24개를 취소했다.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절반가량 지어진 원전의 건설을 중단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원전 건설에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원전 부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캐슬린 허프 에너지부 차관보는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원전 건설을 2배로 늘려나갈 것이고, 제로 탄소 배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50년까지는 원전 건설을 3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아 발전소는 지난 3월 6일 보글 원자로 3호기가 내부에서 핵반응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원자로가 이전에 이 같은 단계에 도달한 건 지난 2016년 5월 테네시의 와츠바 2호기가 가동을 시작했을 때였다.

현재 미국에서는 보글 원자로 3호기를 포함해 93개의 원자로가 가동 중이고, 미국 전력의 20%를 생산한다. 미국에서 대부분 원자로는 1970~1990년 사이에 건설됐고, 1979년 3월 28일 펜실베이니아주 미들타운 근처의 스리마일섬에서 사고가 발생한 후 원전 추가 건설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1979~1988년까지 67개의 원자로 건설 프로젝트가 취소됐다.

미국의 웨스팅하우스는 1886년 설립된 세계적 원전 기업으로, 원자로·엔지니어링 쪽 원천 기술을 갖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미국 보글 원전 3·4호기 건설 지연으로 재정난에 빠졌다. 웨스팅하우스는 최근 우크라이나, 폴란드, 체코 등원전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최초 상업용 원전 고리 1호기를 비롯해 고리 2~4호기와 한빛 1·2호기 등 1990년대 이전 완공된 원전웨스팅하우스의 기술 도움을 받아 지어졌다.

미국 IRA에2024~2032년 동안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에 메가와트시(MWh)당 15달러 상당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신규 원전을 건설하면 설비투자 금액의 30%에 대한 투자 세액 공제도 받을 수 있다. 기존 석탄발전소 용지에 원전을 건설하면 추가 10% 세액공제를 받는다. 미국 원자력협회(NEI·Nuclear Energy Institute)는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력 1MWh당 최대 44달러의 세제 혜택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웨스팅하우스는 최근 소형모듈원자로(SMR) 모델 AP300을 공개했다. 이 모델은 300MW(메가와트) 전력 생산을 위해 설계됐다. AP300 모델의 가격은 약 10억 달러 (약 1조 3000억 원) 가량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이 SMR 모델을 동유럽 국가에 수출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미국 정부를 동원해 차세대한국형 원전(ARP 1400)의 체코 수출에 제동을 걸었었다. 윤석열 대통령을 수행해 미국을 방문했던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월 27일 워싱턴DC 에너지부 청사에서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한미 에너지장관 회담'을 열었다.

이 장관은 회담에서 체코 원전 수출 문제와 관련해 한미 원전 기업 간 법률 다툼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양국 정부가 함께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웨스팅하우스가 한국형 원전을 둘러싼 소송을 벌이고 있고,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3월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출 신고를 반려했다. '외국 기업'인 한수원이 아니라 '미국 기업'인 웨스팅하우스가 수출 신청을 해야 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는 미국 정부가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 일본, 아랍에미리트(UAE)가 루마니아에 소형모듈원자로(SMR)를 공급하기 위해 민관 차원에서 공동으로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 계획을 발표했다.

한미일과 UAE 4개국공공·민간 부문에서 최대 2억 7500만달러(약 3600억원)를 루마니아의 SMR 사업에 지원한다. 미국에서는 수출입은행(EXIM)과 국제개발금융공사(DFC), 일본은 국제협력은행(JBIC), 한국은 DS프라이빗에쿼티, UAE는 원자력공사(ENEC)가 참여한다. 미국 EXIM과 DFC는 이 사업을 위해 각각 30억 달러와 10억 달러의 지원 의향서를 발부했다.국무부는 국적 협력을 통해 2029년까지 루마니아에 미국 뉴스케일사(NuScale)의 기술을 적용한 SMR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