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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하원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對中 수출 허가 내주지 말라" 상무부에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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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하원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對中 수출 허가 내주지 말라" 상무부에 요구

갤러거 미 하원 미중 전략경쟁특위 위원장 성명 발표

마이크 갤러거 미국 하원 미중 전략경쟁 특별위원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크 갤러거 미국 하원 미중 전략경쟁 특별위원장. 사진=로이터
미국 하원 미·중 전략경쟁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의 마이크 갤러거(Mike Gallagher, 위스콘신) 의원이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 공백을 한국의 반도체기업들이 메우지 못하도록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 대한 수출 허가를 내주지 말라고 미 상무부에 요구했다. 미국 의회 내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인 갤러거 위원장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미 상무부가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를 이용해 중국에 진출한 외국의 반도체 메모리칩 생산기업과 동맹국인 한국이 그 공백을 메우지 못하도록 미국 정부가 수출 허가를 해주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갤러거 위원장은 “한국은 이미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공산당의 경제 강압을 경험한 나라로써 중국이 반도체 공백을 채우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미국과) 유사한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갤러거 의원은 또 중국이 마이크론 반도체 판매를 제한한 데 맞서 미국도 중국의 창신 메모리 테크놀로지(CXMT)를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추가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정부 당시인 2019년 5월 행정 명령으로 중국 통신장비 대기업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수출통제 명단'에 넣고, 이들 기업과 거래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락을 받도록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도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첨단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기업 YMTC를 수출통제 명단에 추가했다. 이 제재에 따르면 YMTC는 미 상무부 허가 없이 미국 기업으로부터 장비와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을 구매할 수 없고, 미국 기업의 장비를 사용한 외국 업체의 제품들도 중국 내로 들여올 수 없다.
중국 중신증권은 전날 보고서에서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로 중국 고객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같은 중국 기업으로 발주를 전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증권시보 역시 이번 일로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국산화에 속도가 붙으리라 전망하면서 자국 메모리 회사인 인제닉, CXMT, YMTC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을 제재함에 따라 중국의 반도체기업을 겨냥한 보복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은 특히 대중 제재의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의 동참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23일 (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척 슈머 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마이크론 사태 대응책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슈머 대표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 정부가 마이크론에 취한 조처는 사실에 근거를 두지 않은 것이고, 미국에 대한 경제 강압 행위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슈머 대표는 “바이든 대통령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중국 정부의 행동이 받아들일 수 없고, 비생산적이라는 점을 중국 측이 분명히 인식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생산 첨단장비의 대(對)중국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면서 한국 기업에 대해선 별도의 장비 반입 기준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1년 유예 조치가 오는 10월 종료된다. 별도 기준이 만들어지면 한국 기업현재와 같이 한시적(1년)으로 수출통제 유예를 적용받는 대신에 기간 제한 없이 기준 내에서 미국의 반도체 장비를 중국으로 반입해 중국 내 생산 설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상무부는 당시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개별 심사 방침을 밝혔다가 이후 삼성·SK에 1년간 수출통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전날 “미국 정부가 이 유예 기간을 연장해줄지 결정할 수 있어 이를 해당 기업들에 정치적인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한국 측의 결정에 따라 중국의 마이크론에 대한 제재가 성공할 수 있을지 결정될 것이고, 미국과 동맹국 간 공급망 공백이 얼마나 확대될지도 판가름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미국의 압박은 중국 시장에 깊게 노출된 삼성과 SK하이닉스와 한국에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에 앞서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돼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마이크론의 중국 내 판매 제품에 대한 사이버 안보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국이 마이크론 제품의 중국 판매를 부분적으로 제한한 것은 미국이 그동안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으려고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 금지 등의 조처를 한 데 따른 보복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