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제발 좀 출근하세요"…美 도심 사무실 공실률 대책없다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제발 좀 출근하세요"…美 도심 사무실 공실률 대책없다

기업 58%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 채택 고수…소상공인 매출 감소 확산

미국 뉴욕시 세계무역센터 건물 등 스카이라인(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시 세계무역센터 건물 등 스카이라인(사진=로이터)
연초 평균 도심 사무실 임대율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 처음으로 50%를 넘었을 때만 하더라도 많은 임대인들은 이런 추세를 두고 직원들이 마침내 예전의 근무 행태로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착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이 16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그라들 기미가 거의 보이지 않는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을 채택함에 따라 이러한 사무실 이용률은 거의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약 4,500개 기업의 근무 환경을 모니터링하는 지수를 개발한 소프트웨어 회사인 스쿠프 테크놀로지(Scoop Technologies)에 따르면, 약 58%의 기업이 직원들이 일주일 중 몇 일을 집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정규직 상근 직원들이 근무해야 하는 회사의 수가 실제로 3개월 전의 49%에서 42%로 감소했다고 스쿠프사는 밝혔다. 하이브리드 근무 회사의 직원들은 주당 평균 2.5일을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쿠프 최고경영자이자 공동설립자인 로버트 새도우는 낮은 실업률이 유지되는 한 근로자들은 이러한 근로 정책을 확고히 할 수 있는 지렛대를 갖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이 주 5일 전일 의무 근무에 대해 반대 입장을 정말 열심히 밀어붙일 것"이지만, "현재 노동 시장에서 대부분의 회사들은 그렇게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을 꺼려해 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동산 가치 하락, 부동산세 수입 감소 및 주 5일 근로자에 크게 의존하던 술집, 식당 및 기타 소상공인들의 매출 감소 등에 도시의 좌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직장인 근무를 추적하는 싱크탱크인 WFH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뉴욕시에서 회사 사무실에서 근무하지 않고 재택 근무하는 직원 1명당 연간 약 4,600달러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일부 도시 공무원들은 근로자들을 다시 도시로 끌어들이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실험하고 있다. 미국 뉴욕시장 에릭 애덤스는 지난 주 2000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 리모델링에 건물 소유자들에게 세금 혜택을 주겠다는 발표를 하였다. 이는 보다 현대적인 근무 환경이 입주 기업 근로자들을 증가시킬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따른 것이다.

애덤스 시장은 "모든 사무실이 비어 있다는 것은 학교에서부터 구매가능 주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대한 돈 줄이 마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주 5일 근무의 절반만 사무실 근무를 하는 상황에서 사무실 복귀율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의 절반 정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캐슬 시스템(Kastle Systems)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코로나 유행 전 수준의 50%를 넘었던 평균 사무실 사용률은 그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캐슬 시스템은 보안카드 이용기록을 모니터링하여 미국의 10개 주요 시장에서 사무실 복귀를 추적한다.

사무실 이용률을 다른 방법으로 추적하는 일부 다른 회사들은 약간 더 높은 복귀율을 보이고 있고, 출근율 또한 안정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휴대전화 데이터를 추적하는 플레이서(Placer.ai)는 4월 말 현재 11개 도시의 사무실 방문율이 2019년의 60%를 조금 넘었으며, 2월 초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플레이서는 4월 보고서에서 "이런 패턴이 유지되는 것은 더딘 경기회복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 텍사스주의 경우, 많은 기업들이 주 5일 근무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사무실 복귀율이 가장 높은 편이다. 캐슬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오스틴과 휴스턴의 복귀율이 모두 60%를 넘어섰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둔 로펌 맥쿨로앤밀러(McCulloch & Miller)의 대부분의 직원들은 2020년 말부터 주 5일 사무실 근무에 복귀했다고 관리 파트너 데이비드 밀러는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회사가 근로자들이 조금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거나 필요한 경우 재택근무도 일부 허용하는 등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는 더 유연한 근무형태라고 덧붙였다.

밀러 파트너 역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새로운 근무형태로 변화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나마 대형 IT기업들이 직원들의 재택 근무에 대해서 가장 관대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와 같은 도시에서는 사무실 복귀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 세일즈포스(Saleforce)사는 올 봄 시카고에 신축 타워를 오픈, 58층 건물에 최대 12만 5,000평방피트의 임대 공간을 마련하려는 회사 계획을 아직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