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부 부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17일 ‘탄소 배출 없는 에너지(CFE)’ 정책 포럼을 발족한다. 무탄소 에너지 인증제도 수립, 시범 사업, 국제확산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현대차·SK하이닉스·포스코 등 국내 주요 전력 수요기업이 참여한다. 에너지 공급기업인 GS에너지, SK E&S, 한화에너지 기업도 함께해 CF100 관련 제도 정비를 논의할 예정이다.
CF100의 정식 명칭은 ‘24/7 무탄소 에너지 협약(24/7 CFE)’으로 24시간, 7일 내내 무탄소 에너지로 기업의 사용 전력을 충당하겠다는 의미다. CF100은 RE100보다 강화된 기준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RE100은 화석연료를 통해 나온 전력을 사용해도 재생에너지를 구매해 기존 전력 사용분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021년 기준 43.1테라와트시(TWh)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전력 사용량 상위 5대 기업의 발전소비량 47.67TWh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RE100에 가입한 기업의 수를 감안하면 국내 재생에너지 생산량은 전력 수요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기업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CoREi)’의 ‘2030년 국내 재생에너지 수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최대 전력 사용기업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RE100에 가입한 국내 기업이 크게 늘었는데도, 정부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을 2030년 기준 30.2%에서 21.6%로 오히려 낮췄다.
국내 기업의 2030년 재생에너지 수요는 최대 172.3TWh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제10차 전기본에 따르면 2030년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은 21.6%, 발전목표량은 134.1TWh로 기업 수요의 77.8%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RE100 달성에 활용할 수 없는 화석연료 기반의 연료전지 등 신에너지를 제외하면 태양광과 풍력을 통해 공급 가능한 재생에너지는 97.8TWh로 기업 수요의 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의 불안정한 여건 때문에 산업부는 이번 CFE 정책포럼을 통해 한국 고유의 ‘무탄소 에너지 인증제도’를 만들고 국제확산 전략을 세운다. 무탄소 에너지 수요, 공급기업, 학계 전문가가 참여해 매월 1~2회 운영할 계획이다.
단계별로 ‘한국형 무탄소 에너지 인증제도’를 수립하고 시범 사업도 추진한다. 무탄소 에너지 인증제도 국제확산을 위해 양자·다자간 협정 통상 의제로도 제기할 계획이다. 올 연말 미국 주도로 추진 중인 14개국 경제협력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협정문에 ‘CF100’을 의제로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