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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음식물쓰레기 배출 제로화"...지엘플러스가 꿈꾸는 친환경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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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음식물쓰레기 배출 제로화"...지엘플러스가 꿈꾸는 친환경 나비효과

호기성 미생물로 분해 과정에서 메탄가스 無...부산물은 퇴비로 재활용
부산물 보내면 포인트 지급해 ‘순환 경제 시스템’ 참여 독려...확대 위해선 정부 지원 필요

20일 진행된 이노비즈 PR-day에서 김완재 지엘플러스 대표가 제조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20일 진행된 이노비즈 PR-day에서 김완재 지엘플러스 대표가 제조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음식물쓰레기 배출 제로화를 꿈꾸는 사명감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제조업체로 머물지 않고,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생활 속 탄소 중립 실천을 위한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완재 지엘플러스 대표이 지난 20일 진행된 이노비즈 피알 데이(PR-day)에서 취재진에게 밝힌 말이다. 현재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탄소 중립 관련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단 포부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음식물쓰레기 퇴비화와 더불어 폐기물 자원화를 통한 순환 경제를 구축하고자 사료화 및 생분해성 소재 분해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지엘플러스의 미생물 제제 ‘바리미’는 고온 호기성, 고염분, 고산성에 강한 120여종 미생물을 배합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음식물을 발효하는 과정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돼 메탄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남는 부산물은 성분 변화로 흙이나 물과 희석하면 퇴비로 사용할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음식물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폐기물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실제 짧은 시간이나마 사용해 본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밥, 미역국, 김치, 불고기 등 음식물쓰레기가 불과 한 시간 정도만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분해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엘플러스 관계자는 “투입되는 음식물 종류와 양, 환경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통상적으로 투입 후 24시간 이내 95% 감량된다”며 “집에서 사용하던 기계에서 오늘 아침 퍼온 것”이라며 부산물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음식물 투입 후 약 한시간이 경과된 음식물처리기 모습(왼쪽)과 가정 내 실사용하는 기기에서 직접 가져온 부산물의 모습. 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음식물 투입 후 약 한시간이 경과된 음식물처리기 모습(왼쪽)과 가정 내 실사용하는 기기에서 직접 가져온 부산물의 모습. 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지엘플러스는 기기의 특장점으로 전기 콘센트만 있다면 어디에든 설치할 수 있으며 번거로운 관리가 필요없다는 점이다. 기기에 표시된 한계선까지 부산물이 쌓일 때 퍼내면 되는데 일반적인 조건에서는 연간 3~5회면 충분하다는 것. 미생물 교체나 필터 교체가 필요 없고 별도 대기시간 없이 음식물쓰레기가 발생할 때 바로 뚜겅을 열고 투입하면 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물을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에코페이백 시스템’도 주목할 만하다. 소비자가 가정에서 쌓인 부산물을 ‘에코 봉투’에 담아 회사로 보내면 무게와 등급에 따라 최대 2만 포인트를 지급받는다. 포인트는 ‘에코페이몰’에서 각종 상품을 구매할 때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검수를 통과한 부산물은 지엘플러스와 제휴한 ‘에코팜’으로 보내져 퇴비로 사용된다. 폐기물이 될 음식물쓰레기를 자원으로 활용하면서 에너지와 탄소배출까지 절감하는 순환 경제 시스템이다.

김완재 대표는 “기존 음식물쓰레기 분쇄건조 방식은 폐기물이 다시 음식물쓰레기화 되는 문제에 더해 폐기물 운반 과정에서도 비용과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비효율적이다”라며 “바리미는 음식물쓰레기가 배출되는 원점에서 직접 폐기물을 퇴비 원료로 변화시킬 수 있어 탄소 배출 절감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와 같은 순환 경제가 확대 구축되기 위해선 정부 지원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지자체별로 음식물처리기 구매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부산물 재활용과 관련해선 별도 지원책이 없기 때문이다. 지엘플러스 관계자는 “매월 에코백 포인트로 약 1000만원 가량이 소요되고 있다”며 “자원 순환과 관련해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고 있지만 물류에 대한 부담과 한정된 재원으로 현 상황에서는 에코페이백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음식물 쓰레기 배출 총량은 544만톤에 육박한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에는 톤당 15만원 이상이 소요돼 매년 8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사회적 비용이 큰 데다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음식물처리기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2020년 기준 1조원을 넘어서는 등 본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지만 여전히 국내 보급률은 저조한 편이다.

한편, 김 대표는 2005년부터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그간 다양한 부침을 겪었지만 10여년을 함께한 핵심인력과 손잡고 2017년 지엘플러스를 설립했다. 이후 음식물처리기와 관련해 미생물을 활용한 분해 소멸 기술과 필터 교체가 필요 없는 탈취기술, 부산물을 퇴비화한 선순환 시스템 등으로 특허를 취득했다. 이러한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 2021년 설립 4년만에 이노비즈 인증을 취득했다. 친환경 미생물 연구개발을 위해 업계 최초로 미생물 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