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국제유가 돌연 급등,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OPEC 감산 2차 쇼크"

국제유가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유가 전망치를 상향하면서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12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79달러(2.24%) 오른 배럴당 81.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 급등소식에 뉴욕증시 비트코인 암호 가상화폐도 요동치고 있다. 이날 국제 유가종가는 지난 1월 23일 이후 최고치다. 국제유가는 최근 11거래일 중에서 8거래일간 올랐으며 이달에만 7.74% 상승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오는 5월부터 감산에 나서기로 한 소식이 국제유가를 지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올해와 내년 원유 가격 전망치를 상향했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WTI 가격은 올해 평균 배럴당 79.24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 3월 전망치보다 2.8% 올렸다. 내년 전망치는 배럴당 75.21달러로 예상해 이전 전망치보다 5.1% 상향했다. 미국 에너지청은 브렌트유 전망치를 올해와 내년 각각 85.01달러, 81.21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이전보다 각각 2.5%, 4.7% 높아진 것이다. 이 전망치는 OPEC+ 산유국들이 5월부터 추가 감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이후 나왔다.

OPEC+ 산유국들은 5월부터 하루 116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할 계획으로 이는 지난해 10월에 합의한 하루 200만배럴의 원유 감산에 추가되는 물량이다. 러시아도 하루 50만배럴 감산하던 계획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미국 EIA는 OPEC의 올해 원유 생산량 전망치를 하루 3천370만배럴로 추정해 3월 전망치에서 1.1% 하향했다. EIA는 "OPEC+의 산유량 감축은 확실히 상당한 규모지만, 글로벌 생산량, 특히 북미와 남미 지역에서 해당 감산을 상쇄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IMF는 올해와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8%와 3.0%로 이전보다 0.1%포인트씩 내렸다. 미국의 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1.6%와 1.1%로 예상했으며, 중국은 올해와 내년 각각 5.2%,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완고한 고물가와 최근 금융 부문의 혼란으로 세계 경제가 연착륙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연초의 징후가 약화했다"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극심한 가뭄을 겪은 아르헨티나에서 올해 대두 생산량이 이번 세기 들어 가장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 농무부(USDA)는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월간보고서에서 2022∼23년도 아르헨티나 대두 생산량을 2천700만t 규모로 예상했다. 2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옥수수의 경우엔 수확량 추정치가 3천700만t으로, 2017∼18년도 3천200만t 이후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농무부는 내다봤다. 대두·옥수수 세계 5대 생산국으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에서 작황 부진을 겪는 가장 큰 원인은 역대급 폭염에 따른 가뭄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전례 없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아르헨티나 곡물 수출 감소액은 139억 달러(18조원) 규모로 추정했다. 세계 대두 시장가격 역시 들썩일 조짐이다. 아르헨티나 작황 부진에 더해 주요 대두 수입국인 중국이 돼지고기 수요 증대를 위해 단백질 사료에 들어가는 콩 수입을 늘리고 있다. 2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대두 선물 가격은 9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물가 상승 등 경제난에 허덕이는 아르헨티나로서는 '돈줄'인 곡물 생산까지 부진해지면서 시름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아르헨티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발표 때의 2.0%에서 이달 0.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뉴욕증시는 다음날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혼조세로 출발했다. 뉴욕증시는 3월 CPI 보고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3월 CPI가 전월보다 0.2% 올라 전달의 0.4% 상승에서 둔화하고, 전년 대비로는 5.1% 올라 전달의 6.0% 상승에서 둔화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 가격을 뺀 근원 CPI는 전월보다 0.4% 오르고, 전년보다는 5.6%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월 대비로는 전월의 0.5% 상승보다 낮아지는 것이지만, 전년 대비로는 전월의 5.5% 상승보다 높아지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2.8%로 예상해 지난 1월 전망했던 2.9%에서 0.1%포인트 하향했다. 내년 성장률도 3.0%로 예상해 이전보다 0.1%포인트 내렸다. 미국 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1.6%, 1.1%로 예상해 기존보다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상향했다. IMF는 미국의 은행 파산과 유럽의 은행 불안으로 선진국의 경착륙 위험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