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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로 대전환 가속화’에도 갈 길 먼 ‘넷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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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로 대전환 가속화’에도 갈 길 먼 ‘넷 제로’

87개 국가와 EU, 이번 세기 배출량 순 제로 약속
2050년까지 넷제로 위해 더욱 신속한 탈탄소화 필요
‘에너지 믹스’ 급변, ‘에너지 수요 증가 억제’ 절실

최종 에너지 소비 부문 전반에서는 전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2년 전기차 판매량이 1000만 대를 초과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13%를 차지했다. 사진은 기아 니로 EV. 사진=현대차·기아이미지 확대보기
최종 에너지 소비 부문 전반에서는 전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2년 전기차 판매량이 1000만 대를 초과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13%를 차지했다. 사진은 기아 니로 EV. 사진=현대차·기아
청정에너지로의 대전환 가속화는 세계적인 추세로 최근 에너지 공급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의 에너지 공급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실정이며, 1차 에너지의 최대 공급원인 석유는 2021년 전체의 29%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50년까지 넷제로를 위해 더욱 신속한 탈탄소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소개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에너지기술전망(Energy Technology Perspective)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1월 말 기준 87개 국가와 유럽연합(EU)이 이번 세기 안에 배출량을 순 제로(넷 제로)로 줄이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국가는 전 세계 배출량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 정부가 발표한 모든 ‘도전적 목표’가 기간 내에 완전히 달성되면 2100년 지구 기온 상승을 약 1.7℃로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IEA는 전망했다. 2021년 발표된 중대한 기후 조치로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의 2060년 또는 2070년까지 넷 제로 목표를 들 수 있다.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정부의 정책과 기술, 경제구조 등이 주도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의 급격한 감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는 도전적인 국가정책 목표에 점진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작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는 석유나 가스 같은 전통 연료 공급에 대한 에너지 안보 우려를 가중시켰다. 이는 청정에너지 기술의 필요성과 정책 지원을 확대하는 역할을 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청정에너지 기술과 재생에너지 등 비화석연료 에너지원의 공급 확대는 급격히 가속화되고 있다. 2010년 전 세계 전력생산의 20%를 밑돌던 재생에너지는 2022년에는 30%를 차지했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 수력, 바이오에너지에 의한 발전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에너지 소비 부문 전반에서는 전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수송 부문에서 2022년 전기차 판매량이 1000만 대를 초과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13%를 차지했다. 2010년 거의 ‘0’에 가까웠던 전기차의 보급 대수가 2500만 대에 이르고 있다.

청정에너지 기술에 대한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2022년 1조4000억 달러를 웃돌아 전체 에너지 연간 투자 증가분의 70%를 차지했다. 2021년 전기차에 대한 각국 정부와 소비자의 지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해 280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2015년보다 10배 높은 수준이다.
2022년 전력 부문 투자는 총 1조 달러에 달했다. 이 중 80% 이상이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에너지 저장설비에 대한 투자였다. 특히 태양광 부문 투자가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청정에너지 기술의 급격한 향상에도 불구하고 세계 에너지 공급은 화석연료에 주로 의존하는 실정이다. 특히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석유·가스·석탄에 대한 여전히 높은 의존 때문에 2000년 이후 청정에너지 공급이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IEA는 분석했다.

신흥국과 개도국의 1차 에너지 공급에서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의 77%에서 2021년에는 80%로 증가했는데, 이는 주로 석탄이 27%에서 35%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선진국은 82%에서 77%로 감소했다.

석유는 1차 에너지의 최대 공급원으로, 2021년 전체 에너지 공급의 29%를 차지했으며(2000년의 37%에서 축소), 그다음으로 석탄이 26%(23%에서 확대), 가스가 23%(21%에서 확대) 순으로 나타났다.

직접적인 에너지 연소뿐만 아니라 최종 생산품의 원료로도 대량 소비되고 있다. 2021년 전 세계 철강과 시멘트 생산에 각각 이용된 에너지의 약 75%와 50% 이상이 석탄이었으며, 화학제품의 약 70%는 석유나 가스를 기반으로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NZE 시나리오(Net Zero Emissions)’에서 구상된 에너지 시스템의 탈탄소화는 행동 변화와 수요 감축, 에너지 효율, 수소, 전기화, 바이오에너지, 풍력과 태양광,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타 전환(석탄과 석유에서 가스, 원자력, 수력, 지열, CSP, 해양 에너지로 전환 등) 등 8개의 주요 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IEA는 “2050년까지 글로벌 넷 제로 배출 달성을 위해서는 에너지 믹스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에너지 수요 증가 억제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발표된 정부와 기업의 약속만으로는 2050년 넷 제로 달성은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