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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이제는 세계의 공장…삼성·현대차·LG, 생산라인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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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이제는 세계의 공장…삼성·현대차·LG, 생산라인 옮긴다

삼성·LG, 인도에 스마트폰·TV·가전 생산라인 경쟁적으로 증설
14억 인구에 연평균 6%대 성장률 기대…애플도 인도 투자 나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6년 9월15일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와 만나 삼성의 인도 사업 추진 현황과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하고,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6년 9월15일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와 만나 삼성의 인도 사업 추진 현황과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하고,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생산거점을 인도로 옮기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심화되면서 부담감이 높아진 주요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 내 인건비 상승세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 당시의 봉쇄정책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제조사들이 인도를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눈여겨보고 있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이 최근 인도 시장을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3년 새 생산량을 급격하게 늘리고 있으며, 생산설비를 증설 중이다. 현대차와 포스코 역시 인도 내 주요 설비 생산량을 확대키로 결정하고 시설투자를 단행했다. 바야흐로 세계의 공장이란 수식어가 중국에서 인도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수도인 뉴델리 인근 노이다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공장을 운영 중이다. 대신 중국 텐진과 후이저우에 있던 스마트폰 공장은 철수했다.

노이다 공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출시한 '갤럭시 S23'의 인도 공급물량을 노이다 공장에서 100% 생산키로 결정해서다. 전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 내수시장을 제대로 공략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노이다공장은 당초 피처폰과 중저가형 스마트폰이 주력생산제품이었다.

또한 삼성전자는 남동부 해안 지역의 첸나이 지역의 가전·TV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2600억원을 투입해 냉장고 등 가전 제품들의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새로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부품라인까지 추가해 인도 가전 및 TV 시장에 대한 공략을 제대로 시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LG전자 역시 뉴델리 인근 노이다 지역과 서부 푸네지역에 가전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중 푸네 지역에 300억원을 투자해 프리미엄 냉장고 생산라인 규모를 확대한다. 인도 가전 시장에 '업가전'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일찌감치 인도에 진출했다. 1998년 인도에 공장을 설립한 현대차는 '아토스(현지명 상트로)'의 성공에 힘입어 투자를 이어갔다. 이후 제2공장을 건설했으며, 3공장 건설도 논의 중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2028년까지 400억루피(약 6080억원)을 투자해 인도에 전기차 R&D센터 및 인프라스트럭쳐를 확장할 계획이다.

포스코 역시 인도 투자를 확대 중이다. 현지법인인 포스코-마하라슈트라에 이어 지난해 1월 인도 1위 기업인 아다니그룹과 손을 잡고 구자라트주 문드라 지역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키로 결정해서다. 포스코그룹은 이 지역에 제선-제강-압연 공정을 모두 갖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고 향후 재생에너지와 수소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주요 기업들이 이처럼 인도에 공겨적으로 생산거점 마련에 나서는 것은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생산기지이자 소비시장 역할을 동시에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서다. 14억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올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인도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연 6% 넘는 고도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S&P글로벌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오는 2030년까지 향후 10년간 인도 경제는 연평균 6.3%씩 성장해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대외 경제변수도 인도를 주목하는 요소 중 하나다.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세계공장으로 인도가 주목받고 있다는 의미다. 애플이 대표적이다. 외신들은 애플이 중국 내 생산라인을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도 인도 공장 인력을 4배 확대키로 했다.

한국은행은 '인도 경제 현황과 성장 잠재력, 리스크 평가' 보고서에서 "서방 국가와 중국·러시아 사이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 역할이 축소되면서 인도가 반사 효과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