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보조 웨어러블로봇 '젬스' 출시 앞둔 삼성전자
LG전자도 '클로이'로 다목적 서비스로봇 시장 잠식
변수로 떠오른 현대차, 서비스·산업용로봇 모두 노려
LG전자도 '클로이'로 다목적 서비스로봇 시장 잠식
변수로 떠오른 현대차, 서비스·산업용로봇 모두 노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로봇산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한 약 590억원 규모의 제3자방식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카이스트 출신 박사들이 설립한 이족보행로봇 전문기업으로 '휴봇'을 만든 제작사다.
삼성전자가 로봇회사에 직접 투자를 결정한 것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최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상설조직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키며 로봇산업을 미래먹거리에 선정했다. 한종희 부회장이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사업의 첫 행보는 로봇사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중 첫 상용화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9년 첫 선을 보인 바 있는 운동보조 웨어러블 로봇인 '젬스(GEMS)'가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 측도 "시장 출시작은 젬스로 정했지만, 정확한 시기는 아직 미정"이라고 전했다.
LG전자는 이미 로봇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2019년 선보인 'LG 클로이 셰프봇'을 시작으로 현재 다양한 목적의 서비스로봇을 선보이며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셰프봇 외에도 서브봇, 바리스타봇, 가이드봇 등을 출시했으며, CJ대한통운과는 협약을 통해 물류로봇인 '클로이 캐리봇'을 공급할 계획이다.
LG전자의 로봇사업은 2018년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사업부별로 나눠져 있던 로봇사업 관련팀들을 통합해 '로봇사업센터'로 합치는 것과 동시에 로보스타를 인수하며 사업범위를 확대했다. 2020년에는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 내 로봇사업담당으로 조직을 확대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로보사업에 진출해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2020년 인수하면서 로봇사업을 본격화했다. 당시 정의선 회장이 직접 2400억원의 사재를 인수과정에 투입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사족보행 로봇과 공장자동화 로봇 등 다양한 로봇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족보행 로봇을 통해 공장경비와 물류 등 다양한 사업에서 활용하는가 하면, 공장운영에 필요한 산업용 로봇 등도 선보이면서 글로벌 물류기업들에 산업용 로봇을 납품하고 있다.
국내 로봇산업의 터줏대감으로 평가받는 HD현대 계열의 현대로보틱스도 산업용 로봇시장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현대로보틱스는 전체 연간 매출의 절반 정도가 산업용 로봇에서 나올 정도다. 용접로봇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용 로봇을 국내에서 생산 중이다.
재계에서는 로봇산업을 놓고 주요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행보가 주목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단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B2C 방식으로 로봇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내놓을 예정인 '젬스' 역시 소비자들이 직접 착용하는 방식의 보조웨어러블 로봇 형태인 만큼 직접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선보이고 인정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LG전자는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B2B 위주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로봇을 선보이고 있지만, 고객들이 아닌 사업주들이 대상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변수는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서비스로봇부터 산업용 로봇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내놓을 '젬스'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엑시블'을 이미 공개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을 비롯해 센서, 라이다 등이 발전하면서 로봇을 통한 업무가 가능해진 만큼 로봇시장 규모가 향후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성장성이 높은 만큼 국내 기업들 역시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주도권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243억달러(약 30조원) 규모로 2015년 이후 매년 9% 이상 성장 중이다. 아직 산업용 로봇시장 규모가 서비스로봇 시장보다 월등하게 큰 상황이지만, 서비스로봇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어 향후 역전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서비스로봇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8600억원 정도로 추산됐으며, 매년 35% 이상 급격하게 성장 중이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