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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기업 40% '주 4일제' 대세…글로벌 뉴노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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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기업 40% '주 4일제' 대세…글로벌 뉴노멀 되나



주 4일 근무제 시범 도입 이전과 도입 이후 비교. 사진=포데이위크글로벌이미지 확대보기
주 4일 근무제 시범 도입 이전과 도입 이후 비교. 사진=포데이위크글로벌

일주일에 4일만 근무하는 방식이 미국에서 새로운 직장문화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4일 근무제는 이미 유로존에서 시범사업 차원에서 상당수 기업들이 도입해 운영 중이지만 이른바 ‘자본주의의 첨병’이라는 미국 재계에서도 눈에 띄게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로존 기업을 중심으로 주 4일 근무방식이 앞으로 글로벌 기업계의 새로운 규범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유럽 이어 미국서도 주 4일 근무제 도입 움직임 확산


이처럼 새로운 추세는 글로벌 컨설팅 업체 언스트앤(EY)이 16일(현지시간) 발표한 ‘미래의 직장 지수’ 보고서에서 확인됐다.

이 보고서를 위해 EY가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기업 10군데 중 7곳이 출근제와 재택근무제를 융합한 탄력적인 근무제, 즉 ‘하이브리드 방식’의 근무제를 시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조사 대상 기업의 40%는 하이브리드 근무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주 4일 근무제를 이미 채택했거나 채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NBC는 “이미 유럽에서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흐름이 최근 들어 형성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는 미국 지방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흐름으로 분석된다.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5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근무하는 시간을 32시간으로 줄이는 방식의 주 4일 근무제 도입 법안을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주 4일 근무제 도입 움직임, 유로존서 먼저 가시화


주 4일 근무제 도입 움직임은 유로존에서 먼저 가시화됐다.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위한 국제 파일럿 프로그램인 ‘포데이위크글로벌(4 Day Week Global)’이 지난 6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면서다.

이 운동은 2년여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촉발제로 작용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널리 확산된 재택근무제를 통해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코로나 대유행 국면이 끝나고 출근제가 다시 부활하더라도 주 4일 근무제를 통해 업무 효율과 개인의 삶의 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게 취지다.

당시 미국과 캐나다에 소재한 북미 기업 약 40곳과 영국 기업 50여 곳이 참여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참여 기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4일 근무제 시범 도입 기업들, 입사 지원 급증


CNBC에 따르면 포데이위크글로벌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기업들은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한 것에 만족스러움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데이위크글로벌이 최근 펴낸 중간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참여 기업들의 구성원들이 주 4일 근무제를 시범 도입하기 전에 겪은 스트레스 수준은 45%였으나 시범 도입 후에는 38%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고,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과 관련해서는 시범 도입 이전에는 54%가 개선됐다고 밝혔지만 시범 도입 이후에는 78%나 개선됐다고 밝혔기 때문.

게다가 주 4일 근무제 도입은 사용자 입장에서도 불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 4일 근무제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새로운 형태의 복지 혜택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이를 도입한 기업들이 입사 희망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

CNBC는 포데이위크글로벌이 영국에서 진행 중인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환경 컨설팅 전문업체 타일러 그레인지를 비근한 예로 들면서 주 4일 근무제를 시범 도입한 영국 업체들에 대한 입사 지원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헬렌 브리테인 타일러 그레인지 인적자원 팀장은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회사의 채용 사이트를 방문한 사람은 60%나 증가했고, 입사 관련 문의사항은 무려 534%나 폭증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참여 기업인 라우드마우스미디어의 마크 하슬람 이사는 “우리 회사의 직원 유지율은 주 4일 근무제를 시범 도입하기 전에도 80%로 높은 편이었지만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한 뒤에는 98%로 더 늘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