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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메타버스 '퍼피레드', 네이버 '제페토'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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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메타버스 '퍼피레드', 네이버 '제페토' 넘어설까

'컬러버스' 본격 시동…콘텐츠 제작·거래기능 지원
韓 메타버스 최근 흥행 저조…"콘텐츠 확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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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퍼피레드 공식 사이트
카카오그룹이 카카오톡·멜론 등 자사 앱과 연동된 메타버스 '퍼피레드'를 이달 말 출시하며 메타버스 프로젝트 '컬러버스'에 본격 시동을 건다.

'퍼피레드'는 지난 2004년부터 버디버디·넷마블·한게임 등에서 서비스됐던 3D 아바타 기반 소셜게임이다. PC 환경에서 서비스됐던 이 게임은 지난 2016년 서비스가 종료됐으나 이번에 6년 만에 모바일 환경에 맞춰 리뉴얼돼 출시된다.

앱 개발은 카카오그룹의 메타버스 사업과 같은 명칭을 가진 계열사 컬러버스에서 맡고 있다. 컬러버스는 '퍼피레드' 원작사 트라이디커뮤니케이션의 이용수 대표가 지난 2020년 새로 설립한 법인이다. 당시 법인명은 게임과 같은 '퍼피레드'였으며, 지난해 카카오게임즈 관계사 넵튠이 지분 44.29%를 인수하며 계열사로 편입된 후 현재의 사명으로 이름을 바꿨다.

'퍼피레드' 세계에서 이용자는 아바타와 자신의 공간을 꾸미고 타 이용자와 채팅하는 기본 기능에 더해 아바타·애완동물 육성, 아기 돌보기, 역할 놀이 등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또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를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거래하고 구매자가 이를 재가공하는 등의 시스템도 탑재된다.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를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은 미국의 '로블록스'나 네이버의 '제페토'와 흡사하다. 두 플랫폼은 각각 '로벅스', '젬'이라는 현금환급 가능한 게임 내 재화를 통해 게임 내 콘텐츠를 사고 팔 수 있다.

유명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기획 중인 점 또한 두 업체와 비슷하다. 로블록스는 올해 들어 삼성·구찌·스포티파이 등과 콜라보레이션한 공간을 선보였다. 네이버 역시 소프트뱅크·신한카드·빙그레·CJ CGV 등과 제페토를 기반으로 한 협업을 진행했다.

제페토 내에 구현된 'CGV월드' 예시 이미지. 사진=CJ CGV이미지 확대보기
제페토 내에 구현된 'CGV월드' 예시 이미지. 사진=CJ CGV

컬러버스의 주요 주주사 넵튠의 정욱 대표는 퍼피레드에 관해 "신발·의류 브랜드 등 파트너 사의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 별도의 앱 설치나 회원가입 없이 3D 메타버스 환경에 접속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특정 제품을 아바타에 입히거나 미니 게임을 선보이는 등 프로모션 활동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최근 자사 웹툰 IP '기기괴괴'를 기반으로 한 제페토 월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카카오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퍼피레드 환경 내에서 '카카오페이지' 등에 등록된 웹툰·웹소설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하는 한편 즉석 은행업무 등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업계 일각에선 카카오의 '퍼피레드'를 두고 SK텔레콤이 지난해 선보인 '이프랜드'와 비슷하게 네이버 '제페토'의 후발주자에 머무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페토는 지난 2018년 8월 출시된 이래 누적 가입자 3억명, 월간활성이용자(MAU) 2000만명을 달성했다. '이프랜드'는 누적 가입자 수 870만, MAU 최대 110만명 선에 머무르고 있다.

이용자 분포의 유사성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컬러버스 측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진행한 '퍼피레드'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의 이용자 중 96%가 20대 여성이었다. 와이즈엡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페토' 이용자 중 75.8%가 여성이었으며 연령대 별 이용자 비율은 20대 28%, 10대 26.9%, 30대 18.3% 순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출시된 국내 메타버스들이 연달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은 퍼리레드가 넘어야 할 걸림돌이다. 클로버 게임즈가 지난달 초 서구권 시장에 선보인 '잇츠미(#Me)'는 출시 1달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회를 넘어서긴 했으나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 주요 시장서 8월 기준 앱 마켓 매출·인기 100위권 밖에 머무르고 있다.

'퍼피레드'가 유행하던 지난 2000년대 초중반 소셜 네트워크 시장을 주름잡던 싸이월드는 지난달 28일 메타버스 '싸이타운'을 선보였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싸이월드 앱은 '싸이타운'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순위 44위에 올랐을 뿐, 일일 접속자 수는 7월부터 8월까지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만으론 이용자를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용자들의 이목을 끌만한 확실한 브랜드와 이들이 앱에서 떠나지 않을 원동력인 양질의 콘텐츠를 갖춰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