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산업통상자원부 따르면, 정부는 '원전 최강국 건설'을 목표로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 △현재 24기에서 28기로 가동 원전 확대(원전 비중 30% 확대) △원전 10기 수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모두 2030년을 기한으로 삼았다. 후방 지원은 환경부가 맡았다. 오는 9월까지 원전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포함시키는 절차를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절차가 완료되면 향후 원전은 국내 산업에서 친환경으로 분류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정부의 원전 세일즈에도 동참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전기술,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PS 등과 함께 '팀 코리아'를 결성해 올해 말 예정인 체코의 원전 입찰에 뛰어든 것. 정부는 체코를 시작으로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 해외 원전 수주전에 참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수원이 이집트 엘바다 원전 계약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이날 전해지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활발하게 전개되는 국내외 원전 사업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뼈아픈 과거를 털어냈다. 탈원전 정책으로 사업 동력을 잃었던 지난 5년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암흑기로 평가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 3조원 규모의 긴급 자금지원을 요청할 만큼 재무 위기를 겪었고,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두산솔루스·두산타워를 매물로 내놓는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쳤다.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졸업한지 이제 5개월차다.
때문에 두산에너빌리티의 재도약은 탈원전 여파에도 원전 사업을 지켜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뚝심으로 평가된다. 실제 두산에너빌리티는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원전 기술력과 안정성을 인정받는 데 힘을 쏟아왔다. 그 결과물이 미국 뉴스케일파워의 핵심 기자재 공급권 확보, ISO 19443 인증서 취득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분 투자(약 1290억원)로 협력관계를 형성한 뉴스케일파워는 SMR(소형모듈원전)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 불린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자력 관련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 인증을 받았다. 뉴스케일파워의 수주 증가가 기대되는 만큼 두산에너빌리티의 기자재 공급량도 함께 늘어나 동반 성장 가능성이 커졌다. 이로써 SMR 사업은 두산에너빌리티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SMR은 300㎿ 이하의 일체형 소형원자로다. 기존 대형 원전의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가 하나의 용기에 담겨 일체화한 것이다.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데다 안전성·경제성이 높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오는 2035년까지 약 64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의 설명이다. 두산그룹은 향후 5년간 SMR을 포함한 에너지 분야에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인증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유럽 시장 진출 추진을 가속화할 것이라는데 의미가 크다. 다수의 유럽 국가 원전 운영사들이 원전 주기기 공급의 전제 조건으로 TUV SUD에서 발급하는 인증서 취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선제적 대비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녹색분류체계(그린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업 진출에 징검다리를 놨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