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가상화폐 채굴업체 첫 제재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대상에 가상화폐 채굴업체를 처음으로 포함했다. 미 재무부는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은행과 개인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하면서 가상화폐 채굴업체인 비트리버와 계열사를 포함했다.

미국 정부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경제 제재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가상화폐를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가상화폐를 이용한 거래를 확대함으로써 기존 금융 거래를 차단하려는 서방의 제재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 채굴업체들이 대규모 채굴장을 운영함으로써 러시아가 천연자원을 현금화하는 것을 도왔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가상화폐 시장 규모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고 미 재무부가 강조했다. 그러나 미 재무부는 가상화폐가 러시아의 제재 회피 수단의 중심축이 아니라고 밝혔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러시아 민영 은행 트란스카피탈방크와 러시아 재벌인 콘스탄틴 말로페예프 일가와 관련자 40여 명 및 관련 기업을 제재 명단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들 기관과 개인이 러시아가 미국 등의 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미 재무부가 밝혔다.

트란스카피탈방크는 민간 상업은행으로 중국과 중동 지역에서 영업 활동을 해왔다. 이 은행은 러시아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 시스템에서 퇴출당함에 따라 별도의 통신 시스템을 통해 제재 대상 고객에게 달러화가 지급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미 재무부가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 및 인권 침해 행위에 가담한 정황이 의심되는 러시아 국적 635명에 대한 비자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