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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관리 '졸업' 두산, 수소·모빌리티 풀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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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관리 '졸업' 두산, 수소·모빌리티 풀베팅

두산건설 지원했던 두산重, 2020년 유동성위기에 채권단 SOS
수익성 높은 계열사·사업부문, 재무구조 개선 위해 잇달아 매각
수은·산은, 최단기간인 1년 11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 졸업 발표
수소·모빌리티·친환경에너지 등 미래사업에 그룹 역량 집중할 듯

두산그룹이 지난 2020년 3월 긴급 유동성위기로 인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관리를 받았던 채권단 관리를 지난달 28일자로 종료했다. 사진=두산㈜이미지 확대보기
두산그룹이 지난 2020년 3월 긴급 유동성위기로 인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관리를 받았던 채권단 관리를 지난달 28일자로 종료했다. 사진=두산㈜
두산그룹이 2년 만에 채권단 관리체제를 졸업했다.

1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2월28일부로 채권단과 두산그룹이 체결한 재무구조개선약정(MOU)에 의한 채권단 관리체제를 종결했다.
지난 2020년 3월 두산중공업의 긴급자금 지원요청 이후 23개월만이다.

◆위기 원인에서 탈출 선봉장으로


두산그룹은 고(故) 박용곤 선대회장 시절인 2005년을 전후로 그룹의 주력사업을 유통 중심에서 중공업으로 전환했다. 그룹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OB맥주 등 다양한 계열사를 매각한 후, 한국중공업, 대우종합기계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체질개선에 나섰다. 2010년 전후로는 글로벌 건설기계기업인 영국의 밥캣을 전격 인수해 세간의 이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두산그룹의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과 체질개선 노력은 후폭풍도 만만치 않았다. 두산그룹은 2010년 밥캣 인수 이후 계속되는 재무구조 악화로 곤욕을 치렀다.

특히 2019년 박용곤 선대회장이 타계 이후 '용'자 돌림 총수일가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이듬해인 2020년 3월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에 비상등이 커졌다. 두산중공업은 당시 자회사였던 두산건설에 대규모 자금지원에 따른 부담으로 유동성위기에 빠졌다. 석탄화력 등 발전사업 분야의 실적 둔화에 정부의 탈원전 정책까지 추가되면서 두산중공업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상황이었다.

결국 두산중공업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3조원의 긴급 자금을 요청했고, 산은과 수은은 두산그룹에 대한 채권단 관리를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했다.

이후 두산그룹은 약정 기간 동안 자구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자산 및 계열사 매각에 나섰다. 먼저 클럽모우CC를 1850억원에 팔았고, 네오플럭스(711억원), 두산타워(8000억원)도 매각했다. 두산솔루스(6986억원), 모트롤BG(4530억원), 두산인프라코어(8500억원) 등이 잇달아 매각됐으며, 두산건설 지분도 2580억원에 넘겼다.

동시에 유동성위기에 빠졌던 두산중공업이 지난 2월18일 1조147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예정됐던 채권단 관리를 졸업했다.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 중 5000억원을 채무상황에 쓸 예정이다.

◆수소·에너지 등 미래사업에 풀 베팅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난 두산그룹은 미래사업에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먼저 그룹 내에서 맏형 역할을 맡게 된 두산중공업은 202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 비중을 60%까지 확대해 ▲가스터빈 1조8000억원 ▲수소 6000억원 ▲신재생에너지 2조1000억원 ▲원자력발전 8000억원 등 연평균 5조원대 이상으로 매출액을 내겠다고 밝혔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두산이미지 확대보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두산


두산밥캣은 원격조종 기술을 활용한 무인화·전동화 미래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스마트폰을 활용한 원격 조종 기술을 선보인 두산밥캣은 현재 원격조종을 넘어 자율주행 분야로 관련기술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두산퓨얼셀 역시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기술개발을 통해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두산 역시 의약품 보관용 첨단용기 사업 등에 집중하고 있다.

두산그룹 측은 "과거 대비 그룹 규모가 줄었지만, 두산중공업과 두산퓨얼셀, 두산밥캣 등이 미래사업에 집중하면서 성장세가 도드라지고 있다"며 "향후 신사업 분야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