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2021년 '글로벌 IPO' 실적, 사상 최고 찍었다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2021년 '글로벌 IPO' 실적, 사상 최고 찍었다

글로벌 IPO 규모 추이. 사진=EY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IPO 규모 추이. 사진=EY

올 한해 전세계 기업공개(IPO) 실적이 증시 호황 속에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의 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IPO를 제외한 올해 글로벌 IPO 건수만 2000건을 돌파, 총 5940억달러(약 705조4000억원)의 자금이 조달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비안 IPO ‘사상 최대’ 규모


미국의 스팩 IPO 규모 추이. 사진=레피니티브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스팩 IPO 규모 추이. 사진=레피니티브

레피니티브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IPO 규모가 사상 최고를 찍으면서 IPO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할 때 공모액 기준으로는 무려 81%, 건수로는 51%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산업별로 보면 대형 IPO는 IT업계와 헬스케어업계를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IT 기업과 관련한 IPO는 426건, 헬스케어 기업과 관련한 IPO는 332건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한해 전세계적으로 이뤄진 전체 IPO 건수의 42%를 IT기업과 헬스케어 기업들이 차지했다는 의미다.

지난달 IPO를 진행해 대박을 터뜨린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경우 이를 통해 120억달러(약 14조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지난 2014년 진행한 IPO보다 더 큰 사상 최대 규모의 IPO로 기록됐다.

IT 업계에서는 중국 바이트댄스 계열의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라이벌로 떠오른 중국 콰이쇼우가 지난 2월 진행한 홍콩 증시 상장이 지난 2019년 글로벌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우버의 IPO 규모를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판 아마존’으로 통하는 쿠팡의 지난 3월 미국 증시 상장도 46억달러(약 5조5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는 기염을 토하는 결과로 이어져 지난 한해 세계적인 대박 IPO로 꼽혔고 유럽에서는 폴란드의 무인택배업체 인포스트가 지난 1월 네덜란스 증시 상장을 통해 39억달러(약 4조6000억원)를 조달, 최대 공모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르네상스 IPO 지수는 하락


전세계 주요 증시별 공모액 추이. 사진=EY이미지 확대보기
전세계 주요 증시별 공모액 추이. 사진=EY


글로벌 IPO가 이처럼 사상 최고 수준으로 활성화된 것은 사상 최저 금리 기조가 이어진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예방 백신 보급률이 올라가면서 조정을 받으면서 경제 회복세에 탄력이 붙은 가운데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를 통한 기업 인수합병이 그 어느 때보다 빈번히 이뤄지는 등 리스크를 감수한 투자가 활발해진 것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앤드류 웨텐홀 주식자본시장 공동본부장은 “IPO가 이처럼 활발했다는 것은 주식자본시장이 올해 그만큼 커다란 희열을 맛봤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든 IPO가 대박을 터뜨린 것은 아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은 지난 6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44억달러(약 5조2000억원)의 공모액을 기록해 관심을 모았으나 상장 이후 주가가 40% 이상이나 빠지면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의 음식배달업체 딜리버루도 지난 3월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되면서 21억달러(약 2조5000억원)의 자금을 모았지만 이후 주가가 42%나 내려앉은 상황이다. ‘귀리우유’로 유명한 스웨덴 음료업체 오틀리 역시 지난 5월 뉴욕 증시에 상장되면서 14억달러(약 1조7000억원)를 공모하는데 성공했지만 이후 주가가 53%나 빠졌다.

미국 IPO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반영하는 르네상스 IPO 지수를 기준으로 봐도 올해 기준 전년 대비 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반영하는 S&P 500 지수가 지난해보다 25% 상승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도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홍콩 등지의 증시에서 IPO를 통해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43개 업체 가운데 무려 49%가 상장 당시 공모 가격을 밑돌고 있다고 지난달 보도한 바 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