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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군용기 나흘간 149차례 대만 방공구역 무단 진입 왜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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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군용기 나흘간 149차례 대만 방공구역 무단 진입 왜 했나

중국 전력난 등 국내 시선 해외로 돌리려는 꼼수, 미국 등 훈련 대응용

중국 공군의 J-16 등이 4일 하루 동안 56차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무단 진입하는 등 중국의 대만 압박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중국의 건국기념일 연휴인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대만 ADIZ 진입 회수는 총 149차례, 올들어 600여 차례나 된다. 중국은 왜 이렇게 많은 군용기를 대만 방공구역에 무단으로 보내 역내 불안정을 고조키시는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중국군용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 무단 진입을 선도하고 있는 중국 선양 J-16 전투기. 사진=타이완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군용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 무단 진입을 선도하고 있는 중국 선양 J-16 전투기. 사진=타이완뉴스

6일 대만의 영자신문 타이완뉴스과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대만 국방부는 올들어 ADIZ에 모두 600여 차례 무단 진입했다고 5일 밝혔다. 자유시보는 중국 군용기가 2019년 대만 ADIZ를 10차례 진입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380여 차례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에는 중국 군용기가 하루에만 56회 ADIZ를 진입했다. ADIZ 진입 중국 항공기는 선양 J-16 전투기 34대외에 수호이-30 전투기 2대, 산시 Y-8 대잠 초계기 2대, KJ-500 경보기 2대, 시안 H-6 폭격기 12대다.

하루 56회 ADIZ 진입은 대만 국방부가 지난해 9월 중국 인민해방군의 이상 움직임을 발표한 이래 최다 기록이다. 그 전까지 최다 기록은 2일 39회였다. 1일에는 38회 침범했다. 4일을 포함해 나흘간 149차례 진입하면서 중국 군용기는 역대 최다 ADIZ 침범 기록을 세웠다.

지난 4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무단 진입한 중국군용기 현황.사진=타이완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4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무단 진입한 중국군용기 현황.사진=타이완뉴스

대만 공군은 중국 공군기가 ADIZ에 진입할 때마다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키고 경고 방송을 내보내는 한편 대공 미사일 방어시스템으로 감시조치를 취했다.

이날 중국 전투기는 오전 3시37분 첫 진입을 시작했다. 이어 4시03분, 5시01, 02분, 6시 13분까지 동트기 전까지 다섯 차례 고도 6900m로 대만 아디즈에 진입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보도했다. 올들어 200일째 ADIZ에 진입해 중국은 대만 영공 진입을 사실상 일상화하며 대만 ADIZ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중국의 유래 없는 군사 행동에 미국 국무부가 이례로 유감 성명을 발표하며 대응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4일(미국 현지시각) "미국은 중국이 대만 인근에서 오판을 무릅쓰고 지역내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도발하는 군사행동을 매우 우려한다"면서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외교·경제 압박과 강압을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사키 대변인은 "미국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계속 지킬 것이며 대만의 자위능력을 유지하가는 것을 계속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응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대만 독립 '죽음의 길'"이라면서 "미국은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대한 지지를 멈추고 실제 행동으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파괴하지 말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라"고 공격했다.

대만은 물러서지 않았다. 대만 공군사령부는 앞서 2일 페이스북에 중국 전투기 바로 옆에서 감시 비행을 하는 영상을 올렸다.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심야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중공기의 빈번한 대만 교란에 맞서 중화민국 영공을 수호하겠다는 국군의 결심은 확고 부동하다"면서 "국인(國人, 대만인)이여 안심하라"고 밝혔다.

중국이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아 대만 인근에서 강행한 군사 행동은 일석삼조의 목적을 가진 의도된 도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대만 현 민진당 정부의 독립 노선에 대한 압박이며, 둘째 동중국해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벌이고 있는 해상 훈련에 대한 대응이다.

동중국해에서 연합훈련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영국, 일본의 항모 등 17척의 함정과 항공기들. 사진=영국 항모전단 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동중국해에서 연합훈련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영국, 일본의 항모 등 17척의 함정과 항공기들. 사진=영국 항모전단 트위터

일본 해상자위대는 4일 오키나와 남서해역에서 지난 2일과 3일 이틀간 미국·일본·영국·네덜란드·캐나다·뉴질랜드 해군의 이지스구축함과 이지스순양함 등 함정 17척이 참여하는 해상 훈련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칼빈슨함, 영국의 재래식 항모 퀸엘리자베스함 등 항모만 세 척이 동원됐다. 배수량 10만t 니미츠급 항모 레이건함과 칼빈슨함은 F/A-18E/F 수퍼호넷 등 항공기 80여대, 퀸 엘리자베스함은 30여대를 각각 싣고 있어 이번 훈련에 항공기만 200여대가 참가해 중국군을 압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항모 2척, 영국 1척, 일본의 헬기 탑재 호위함 이즈모함 등 4척이 지난 2일과 3일 대만 북쪽 오키나와 근해에서 공동 훈련을 벌였다. 중국은 미국 동맹군의 가공할 전력을 정찰하고 대응능력이 있음을 과시하기 위해 대규모 군용기를 보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셋째, 가장 중요한 목적은 중국 국내 여론의 시선 돌리기가 꼽힌다. 최근 석탄 부족으로 화력 발전이 줄어들면서 동북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는 등 사회 불안 조짐이 보이자 국민들의 시선을 대만 해협으로 돌리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대만 국립중산대학의 린잉위(Lin Ying-yu,林穎佑) 부교수는 "중국의 항공기 배치는 대만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미국과 영국은 물론 주변국에 중국의 힘을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