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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프랜차이즈업계, '갑질' 조사예정에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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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프랜차이즈업계, '갑질' 조사예정에 좌불안석

최근 취임한 리나 칸 FTC 위원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취임한 리나 칸 FTC 위원장. 사진=로이터
패스트푸드 체인을 비롯한 미국의 프랜차이즈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갑질’ 의혹으로 법정에 설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현재 갑질 논란과 관련해 수면 위로 떠오른 대형 프랜차이즈 체인은 총 9곳. 피해를 입어왔다고 주장하는 체인 가맹점주들이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이들 체인의 갑질 혐의에 대한 공식 조사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은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 서브웨이, 맥도날드와 글로벌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 등이다.

◇프랜차이즈 본사 갑질 논란


2일(이하 현지시간) 외식업 전문매체 레스토랑비즈니스에 따르면 FTC에 공식 조사를 요청한 곳은 미국내 세븐일레븐 가맹업체 7곳의 협의체인 NCASEF와 가맹점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영컨설팅 기관 FAC이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기타 11개 가맹점주 이익단체의 서명을 받아 FTC에 제출한 민원에서 미국 프랜차이즈 업계가 그동안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저질러 온 갑질 관행에 대해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키스 밀러 FAC 대표는 NCASEF와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프랜차이즈 업계에 만연한 불공정 관행에 대해,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사이에 존재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문제에 대해 FTC가 적극적으로 조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FTC도 프랜차이즈 체인들의 불공정 관행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만큼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커 주목된다.

◇칸 FTC 위원장 입장에 관련업계 좌불안석


FTC 수장이 지금까지와는 많이 다른 성격의 인물인 것도 이같은 관측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레스토랑비즈니스에 따르면 ‘아마존 저격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미국 대기업의 반독점 관행에 비판적인 입장이었던 학자로 지난 7월 취임한 리나 칸 FTC 위원장은 지난주 직원들에게 돌린 회람에서 강력한 대처가 필요한 프랜차이즈업계의 불공정 관행으로 본사가 입장대로 계약을 하든가 싫으면 하지 말든가 식의 불공정 계약을 꼽았다.

그는 “소비자가 됐든, 근로자가 됐든, 가맹점주가 됐든 상관없이 프랜차이즈 본사에 상당히 유리한 방향으로 계약이 불공정하게 체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스토랑비즈니스에 따르면 서브웨이, 맥도날드, 세븐일레븐의 불공정 관행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가장 먼저 조사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서브웨이, 맥도날드, 세븐일레븐


샌드위치 전문체인으로 널리 알려진 서브웨이가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큰 문제는 가맹점주의 피해가 뻔히 예상되는 불리한 내용의 가맹 계약을 서브웨이 본사가 강요해온 의혹과 아무런 예고도 없이 기존 계약 내용을 본사가 일방적으로 변경해온 의혹이다.

영양 전문매체 잇디스낫댓은 “서브웨이는 오래 전부터 가맹점주를 상대로 독재를 저질러온 프랜차이즈로 악명이 높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브웨이는 최근 맺은 가맹 계약에서 가맹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8%에서 10%으로 인상해 가맹점주들을 경악케했다고 잇디스낫댓은 전했다. 서브웨이는 이를 수용하지 않은 가맹점주에 대해서는 가맹점주에 불리한 다른 조건들을 끼워넣어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는 FTC가 맥도날드 전용 아이스크림 기계 문제로 이미 지난 여름부터 조사에 착수한 프랜차이즈다. 이 기계는 제대로 작동하는 경우보다 고장난 경우가 더 많다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로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제품.

문제는 맥도날드 가맹점주들이 수리비 문제에다 영업 차질까지 빚는 이 골칫덩어리 기계를 포기하고 일반적인 아이스크림 기계를 활용하고 싶어도 본사에서 이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 문제가 있는 기계라도 가맹점주는 무조건 본사에서 공급하는 기계만 써야 한다는 논리인 셈이다.

세븐일레븐의 경우에는 영업시간을 강요해온 문제 등으로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속에 손님도 줄어든데다 최근에는 심각한 구인난으로 24시간 영업을 할 수 없는 사례가 곳곳에서 발생했으나 세븐일레븐 본사는 가맹점주의 사정은 살피지 않고 무조건 24시간 영업을 강제했다는 의혹이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