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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부메랑, CEO 교체, 경영평가 개편....공기업 '정권말 신드롬' 겪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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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부메랑, CEO 교체, 경영평가 개편....공기업 '정권말 신드롬' 겪을까

가스공사·한수원 사장 기소...탈원전 후폭풍 맞은 에너지 공기업
마사회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공공기관 경영평가 개편도 관심

왼쪽부터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사진=뉴시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 주요 공기업들이 격동에 휩싸일 전망이다.

지난 4년여 간 누적된 현 정부의 공기업 관련 정책의 효과를 놓고 긍정과 부정 평가의 목소리가 다양하게 불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탈원전 그림자'에 덮인 에너지 공기업


올 하반기에 주목받을 이슈로 오는 9월 하순 발표될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가 꼽힌다.

지난달 한국전력은 1~6월의 연료비 인상 요인 발생에도 정부의 '인상 유보' 통보에 따라 3분기 전기요금 동결을 발표했다.

다만, 전기요금 동결의 비판을 의식한 듯 "연료비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 4분기에는 연료비 변동분을 조정단가에 반영하도록 검토하겠다"는 말을 빠트리지 않았다.

에너지업계는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고, 코로나19 장기화가 쉽게 꺾이지 않는 만큼 4분기 전기요금도 인상요인이 발생하더라도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반면에, 4분기마저 동결된다면 지난해 12월 연료비연동제 도입 직후 1분기 한 차례 인하한 이후 연이어 3번 '유보 조항'을 발동하는 셈이어서 '연동제가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정부와 한전의 '소폭 인상' 여부가 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전이 전기요금 동결에 따른 '재정 부담 가중'의 고민을 안고 있다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한국가스공사는 '사장 공백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하반기 최대 이슈이다.

경주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이었던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직권남용·업무방해 혐의로 지난달 30일 검찰에 기소됐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과 업무방해 혐의로 사법부 판단을 기다려야 할 처지다.

향후 재판과 수사심의위원회 결정 등에 따라 한수원과 가스공사는 사장 공백, 또는 CEO 업무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배임 혐의가 적용된 한수원과 한수원 모기업인 한전은 민간주주 중심의 수천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도 당할 수 있어 사태 추이를 조심스레 지켜보고 있다.

◇마사회 온라인 발매·공공기관 경영평가 개편 관심


에너지 공기업이 하반기에 '탈원전 후폭풍'을 걱정해야 한다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한국마사회와 강원랜는 경영위기 극복이 최대 관심사이다.

마사회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30일 온라인 마권 발매에 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겠다고 국회에 답변했다.

정부발주 연구용역에 통상 6개월 안팎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마사회와 말산업계 현안인 온라인 발매 도입까지는 앞으로도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사내유보금은 지난달 벌써 바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져 경영난 타개를 위한 차입경영과 경영혁신이 마사회의 하반기 행보에 '최대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코레일)는 손병석 사장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후임 인선'에 안팎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당초 손 사장은 현 정부와 비슷한 시기에 임기를 마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임기 9개월을 남겨두고 중도하차하면서 정부가 사실상 임기 11개월짜리 신임 사장을 새로 뽑을지도 관심사이다.

한국철도와 달리 올해 하반기에 보장된 3년 임기가 만료되는 공기업 수장으로는 ▲부산항만공사 남기찬 사장(8월) ▲에스알(SR) 권태명 사장(8월) ▲한국지역난방공사 황창화 사장(9월) ▲대한석탄공사 유정배 사장(9월) ▲새만금개발공사 강팔문 사장(9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김기만 사장(9월) ▲여수광양항만공사 차민식 사장(11월) ▲한국공항공사 손창완 사장(12월) 등이 대기하고 있어 이들의 후임 인선도 공기업계의 이슈이다.

이미 임기를 끝낸 울산항만공사 고상환 사장(1월), 그랜드코리아레저 유태열 사장(6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허경구 사장(5월)은 정부의 후임 인선 절차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의혹과 한국철도 손병석 사장 사임으로 부각된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 개편도 하반기 주목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LH 사태를 계기로 윤리경영, 공직기강, 재무건전성 관련 평가항목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지난 2017년 11월 현 정부가 평가 지표 중 사회적가치 항목에 집중하는 바람에 공기업의 윤리경영 소홀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경영평가 지표 개편 방향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공기업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밖에 골프장 연장운영 계약 해지로 불거진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골프장 운영업체 스카이72골프앤리조트 간 법정다툼, 막말 논란으로 농식품부로부터 해임 건의 결정을 통보 받은 마사회 김우남 회장의 향후 거취, 오는 9월 광해관리공단과 광물자원공사의 통합 법인인 '한국광해광업공단'의 공식 출범도 공기업계의 하반기 관심사이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