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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美 중서부 지속 강타 최악의 가뭄…곡물가격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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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美 중서부 지속 강타 최악의 가뭄…곡물가격 비상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발표 세계 식량가격 지수 추이. 사진=FAO이미지 확대보기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발표 세계 식량가격 지수 추이. 사진=FAO
미국 중서부를 강타하고 있는 사상 최악의 가뭄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이후 최악의 가뭄 사태에 빠진 미국 최대 곡창지대 캘리포니아의 사정이 심각하다.

농업데이터 전문업체 그로인텔리전스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캘리포니아주의 76%에 이르는 면적이 ‘극심한 가뭄 상태’에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주가 항구적으로 물이 부족한 ‘대가뭄’ 상태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특히 미국 전체 식량생산의 25%나 담당하고 있어 이 지역 농가가 겪는 어려움은 그렇지 않아도 꿈틀거리고 있는 물가 상승세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 주요 곡물 가격 비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농무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옥수수와 대두 파종 면적이 각각 9200여만 에이커, 8700여만 에이커로 감소했다고 밝혀 향후 선물가격이 크게 오를 것임을 예고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옥수수·대두·밀 등 주요 곡물 가격이 지난달 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옥수수와 대두 파종 면적이 예상보다 줄어든 것은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의 여파”라면서 “세계 1위 옥수수 수출국이자 세계 2위 대두 수출국인 미국의 곡물생산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밀협회(USWA)에 따르면 미니애폴리스 곡물 거래소에서 봄밀 가격이 부셸당 8달러를 돌파, 지난 2013년 이후 최고가를 나타내는 등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상 기후의 여파로 현재 거래되고 있는 봄밀의 20% 정도만 우수 등급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미 농무부는 밝혔다. 예년에는 70% 수준이었던 높은 등급의 봄밀이 급감했다는 것.

USWA는 “가뭄의 정도가 갈수록 나빠지면서 밀 농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향후 작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서부지역 주지사들과 긴급 논의


가뭄으로 적절한 농업용수가 공급되지 않으면 작물 재배 기간도 늘어난다. 재배 기간이 늘어나면 수확량이 감소하고 가격은 급등할 수 밖에 없다.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대책 마련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서부지역 주지사들과 긴급히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연방 정부 차원에서 3700만달러(약 420억원)의 긴급 지원금을 극심한 산불사태를 겪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소노마카운티에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주는 물론이고 오레곤주, 워싱턴주, 네바다주, 콜로라도주, 유타주, 와이오밍주 등 물부족 사태를 겪고 중서부 지역의 주지사들을 초청해 화상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전례 없는 가뭄과 산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최대한 빨리 대응에 나서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