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업분석]‘포스트 코로나’ 파고드는 엔씨소프트, 올해 ‘진짜 실력’ 나온다

공유
0

[기업분석]‘포스트 코로나’ 파고드는 엔씨소프트, 올해 ‘진짜 실력’ 나온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 속 ‘리니지 형제’ 맹활약으로 ‘매출 2조’ 달성
전체 실적 중 PC․모바일 ‘리니지’ 비중 80% 넘어서…실적 편중 ‘심각’
‘블레이드앤소올2’ 등 신작 출격-신사업으로 ‘실적 분산’ 성공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대표적 게임사인 엔씨소프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가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지난해 매출 2조 원 돌파 동력은 엔씨소프트의 효자 게임인 ‘리니지 형제’의 맹활약이 주효했다. 신작 가뭄에도 ‘리니지 형제’의 뒷심 발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미증유의 사태로 인한 비대면 수혜가 더해져서다.
올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글로벌 비대면 효과는 갈수록 상쇄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해까지 코로나 변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와 같은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도래에 따른 엔씨소프트의 ‘원천 경쟁력’에 시선이 옮겨지는 이유다.

다만 외발수레 실적 흐름은 부담이다. 지난 1998년 출시 이후 엔씨소프트를 글로벌 게임사 반열에 올려놓은 리니지는 절대적 게임이다. 하지만 출시 20년을 보내면서도 엔씨소프트의 실적은 오로지 ‘리니지 형제’에 집중돼 있다. 그간 여러 대항게임을 내놨지만 리니지와 축을 이루지 못하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의존도는 더욱 강화하는 분위기다. 올해 엔씨소프트가 신작과 신사업으로 실적의 새 지평을 열지 관심이 집중된다.

2020년 분기 게임별 매출 구성[자료=엔씨소프트 IR]이미지 확대보기
2020년 분기 게임별 매출 구성[자료=엔씨소프트 IR]


◇엔씨 실적 80%이상 ‘리니지 형제’ 독식…위험한 ‘외발수레’


모바일과 PC용 ‘리니지 형제’의 의존도를 낮추며 실적 분산은 엔씨의 최대 당면 과제다. 지난해 매출 2조4162억 원 중 모바일 리니지가 70%가량으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리니지M이 8287억 원, 리니지2M은 849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PC용 리니지·리니지2까지 포함하면 전체 실적에서 80%가 넘는다. PC게임 매출은 ▲리니지 1760억 원 ▲리니지2 1050억 원 ▲아이온 460억 원 ▲블레이드앤소울 720억 원 ▲길드워2 610억 원이다.

지난해 리니지2M 실적 반영으로 ‘리니지 형제’ 기여도는 한층 높아졌다. 지난 2019년 11월 리니지2M 출시로 지난해 1분기 모바일 부문에서 실적은 치솟았다. 지난해 1분기 리니지M은 2120억 원, 리니지2M는 3411억으로, 합계는 5531억 원에 이른다. 리니지M(2147억 원)는 직전분기(2019년 4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리니지2M(1439억 원) 성장세가 온전히 반영돼 137%나 상승했다.

이어 ▲2분기 리니지M(1598억 원)·리니지2M(1973억 원)의 총 매출은 3571억 원 ▲3분기 3896억 원 (2452억 원·1444억 원) ▲3784억 원(2117억 원·1667억 원) 등이다.

엔씨소프트의 PC게임 실적에서도 ‘리니지’와 리‘니지2’가 지배했다. 1분기 PC매출 1135억 중 리니지(447억 원)와 리니지2(264억 원)가 약 62%의 비중을 차지했다. 1036억 원의 2분기 PC매출에서도 이들 게임은 601억 원에 이른다. 3분기(1207억 원)에는 762억 원, 4분기(1213억 원) 728억 원으로 분기별로 리니지·리니지2 매출 비중은 약 55~60% 수준이다.

연간 게임별 매출[자료=엔씨소프트IR]이미지 확대보기
연간 게임별 매출[자료=엔씨소프트IR]


반면 PC게임인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 길드워2 분기별 합계는 ▲1분기 422억 원 ▲2분기 434억 원 ▲3분기 444억 원 ▲4분기 485억 원에 불과하다.

리니지 형제의 모바일과 PC버전의 지난해 총 매출은 1조9590억 원을 2조 원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80%넘는 규모다.

PC 리니지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길드워2가 전년에 비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엔씨의 성장은 리니지M과 리니지2M에 집중된 결과다. 또한 PC용 ‘리니지’와 모바일 ‘리니지M’이 지난해 각각 439억 원, 2074억 원의 분기평균(1~4분기)을 유지하며 리니지 전체 실적의 뒷받침했다. 단순 합계로도 장수 ‘리니지’와 ‘리니지M’의 지난해 총 매출은 9994억 원으로 리니지2·리니지2M(9540억 원)보다 다소 높다.

올해도 ‘리니지 형제’가 엔씨의 전체 실적을 지탱해 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리니지 지식재산권(IP) 편중이 장기적 경영관점에서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엔씨가 지난 2012년 야심작인 ‘블레이드앤소울’을 통해 실적 분산에 나섰지만, 리니지 아성에 근접하지 못했다. 지난 2018년 1200억 원이던 ‘블래이드앤소울’의 연간 매출은 2019년에는 840억 원, 2020년에는 72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 신작으로 포문 연 엔씨…기대주 ‘블레이드앤소울2’ 출격


엔씨가 적극적으로 상반기 차기작들을 출격시키는 것도 리니지 편중을 완화와 매출 다변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엔씨는 오는 24일 ‘리니지2M’의 대만, 일본 출시를 확정했고, 트릭스터M도 26일 출격에 나선다. 최대 기대작인 ‘블레이드앤소울2’의 경우 기존 신작들의 사전예약 기간을 고려하면 5월 출시가 예상되는 등 엔씨소프트의 상반기 일정은 무척 공격적이다.

우선 지난 2월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한 모바일 MMORPG ‘블레이드앤소울2’는 엔씨의 야심작이다. 이번 2012년 출시한 PC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의 정식 후속작이다. 김택진 대표는 “‘블소2’의 액션은 MMO의 정점을 찍는 것을 목표로 개발했다”며 “MMO 영역에서 과연 가능할까 싶었던 새로운 액션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지난 2월 9일부터 사전 예약을 진행 중인 ‘블소2’는 시작 18시간 만에 200만 명의 사전예약자가 모집된 만큼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으로 400만을 달성하는 등 초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이달 26일 출전하는 신작 모바일 MMORPG ‘트릭스터M’는 모바일 앱마켓과 자체 크로스 플레이 서비스 ‘퍼플’을 통해 ‘트릭스터M’을 서비스한다. ‘트릭스터M’은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가 서비스했던 PC온라인게임 ‘트릭스터’를 모바일로 옮겼다. 원작의 레트로 감성을 재현하고 엔씨소프트의 MMORPG 노하우를 결합했다. 출시 전 사전예약에는 300만 명이 참여해 흥행 기대작으로 급부상했다.

앞서 24일 출시되는 ‘리니지2M’은 지난 1월부터 대만·일본 시장에서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다. 대만의 경우 사전예약 일주일 만에 120만을 돌파하면서,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열별 매출 구성[자료=엔씨소프트IR]이미지 확대보기
지열별 매출 구성[자료=엔씨소프트IR]


■실적과 전망

엔씨, 올해도 실적 승전보 울린다


엔씨소프트의 올해도 실적 승전보를 울릴 것으로 예상된다. ‘리니지 형제’ 전체 실적을 굳건히 하는 가운데 리니지2M의 대만·일본 출시와 블레이드앤소울2, 트릭스터M 등 기대작도 실적에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4162억원, 영업이익 824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2%, 72% 늘어난 역대 최대 기록이다. 영업이익률은 34%에 달했다.

엔씨가 연 매출 2조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8년 연간 매출은 1조7151억 원에서 이듬해인 2019년에도 1조7012억 원으로 1조7000억 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번 매출 상승은 한국과 로열티 확대가 주도했다. 지난해 지역별로 매출 ▲한국 2조130억 원, ▲북미유럽 944억 원 ▲일본 548억 원 ▲대만 359억 원 ▲로열티 2180억 원 등이다.

지난해 한국 지역 매출은 직전년(1조3194억 원)대비 52.6% 증가했고, 로열티 매출은 같은기간(1975억 원)보다 10.3%늘었다. 이외의 대만과 북미유럽은 직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고, 다만 일본은 3.2% 줄었다.

이번에 출시할 리니지2M은 리니지 IP 대비 상대적으로 해외 인지도가 높은 리니지2 IP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해외 시장 흥행 성과를 기대된다. 일본 시장은 과거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흥행에 성공한 지역으로 리니지2M도 양호한 흥행성과가 기대된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2021년 엔씨의 매출·영업이익 예상치(컨센서스)는 각각 3조 2000억 원, 1조 3000억 원이다. 연초만 해도 매출 2조 9000억 원 수준에서 상향된 것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엔씨 매출을 3조 6656억 원, 영업이익은 1조 6226억 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출시를 앞두고 신규영상 공개등 사전 마케팅을 진행중인데, 블레이드앤소울2는 4월 말에서 5월 초 출시돼 2분기 신작 모멘텀은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가 모멘텀은 리니지2M의 해외 출시 성과와 블레이드&소울2 흥행에 좌우될 수밖에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다수의 라인업이 추가돼 매출 성장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투자 포인트


‘확률형 아이템’ 등 정부여당 ‘게임사 규제’는 변수


올해 국내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국내 게임사의 주요 변수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다.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을 공개키로 하면서 엔씨소프트도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더욱이 확률형 아이템 공개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뿐만 아니라 정치권이 게임업계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에 나서는 것도 부담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리니지M’을 비롯해 넥슨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마비노기', 넷마블 '모두의마블'을 '부당이득을 챙긴 확률장사 5대 악(惡) 게임'으로 지목하고 이들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 의뢰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게임사에 대한 비판 여론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당장 '컴플리트 가챠' 상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게임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구성 정보에 대한 정확한 공개는 물론, '컴플리트 가챠' 상품의 판매 금지를 명시하는 내용도 담았다. 여기에 의도적으로 부정확한 정보를 공개해 소비자를 기망했을 경우에 대한 처벌 규정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조사 권한을 부여하는 부분도 포함됐다.

증권가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관련 우려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이문종 신한금투 연구원은 “확률형 아이템 관련 우려에 주가는 연초 수준으로 회귀했으나 오히려 비중 확대의 기회라고 판단된다”며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없거나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에도 자율규제안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 중”이라며 “낮은 확률에도 아이템을 구매하고 있으며 확률 공개에 따른 영향은 없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합성 아이템에 대한 확률 공개 의무는 없지만 이미 낮은 확률에서도 아이템 구매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고 합성 아이템에 대해서도 경험론적으로 낮은 확률임을 인지하고 있어 확률 공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게임의 매출이 유지되는 가운데 신작 출시에 따른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 상승이 기대되는 한 해”라며 “리니지M뿐만 아니라 리니지2M의 국내매출도 출시 후 4개 분기가 지나 안정화 구간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