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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ICBM, SLBM ‘게임 체인저’로서의 무기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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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ICBM, SLBM ‘게임 체인저’로서의 무기 발전

북한이 10일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발사차량(TEL). 사진=조선중앙통신이미지 확대보기
북한이 10일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발사차량(TEL).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은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돌 기념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두 종류의 새로운 전략무기를 선보였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전략무기를 선보인 것은 2018년 2월 건군절 70돌 기념 열병식에서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화성-14형’,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 3종 세트’를 선보인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이날 공개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바퀴가 11축 22륜(바퀴 11쌍)인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했다. 기존의 ‘화성-15형’의 이동식 발사차량은 9축 18륜이었다. 바퀴가 두쌍 늘어났고 그만큼 크기도 커졌다.
북한은 이날 새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이름이나 성능 특징 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화성-15형에서 진화한 ‘화성-16형’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사일 전문가 밴 밴디펀과 마이클 엘러먼은 북한 전문사이트 ‘38노스’에 이 미사일에 대해 “대략 길이 25~26m, 지름 2.5~2.9m로, 기존의 화성-15형보다 길이는 4~4.5m, 지름은 0.5m 더 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신형 미사일의 1단 로켓으로는 소련제 ‘RD-250’ 계열의 엔진 4기가 쓰인 것으로 분석됐다. 화성-15형이 1단 로켓에 RD-250 계열의 엔진 2기를 사용한 것과 비교하면, 엔진이 두배 정도 더 커진 셈이다. 2단 로켓에 어떤 형태의 엔진이 사용됐는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1단 로켓의 특성에 기초해 분석할 경우, 신형 미사일은 화성-15형(탄두 무게 1t)보다 훨씬 무거운 2~3.5t 무게의 탄두를 미국 대륙 전역에 날려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다. 그러나 이 신형 미사일은 한번도 발사된 적이 없어 당장 실전에 배치할 수 있는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이 신형 미사일은 이동형 탄도미사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실제 군사적 효용보다는 과시용의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회피하기 위한 다탄두(MIRVs)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규모를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날 북한의 열병식에선 동체에 ‘북극성-4A’란 글씨가 적힌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도 소개됐다. 북한의 ‘북극성’ 계열 미사일 개발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북한은 애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을 개발한 데 이어 이를 지상발사용으로 변형한 ‘북극성-2형’을 개발했고, 지난해 10월엔 잠수함발사용 ‘북극성 3형’을 발사한 적이 있다.

그러나 북극성-4A는 알려진 게 없다. 미사일 전문가 밴디펀은 북한이 공개한 영상만으로는 북극성-4A의 제원을 알기 어렵다며 평가를 유보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북극성-1형보다 직경이 2~3배 커지고 북극성-3형보다도 직경이 굵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잠수함 전문 웹사이트 ‘커버스 쇼어’(Covert Shore)를 운영하는 H I 서턴은 북극성-4A의 크기가 북극성-3형(KN-26)과 비슷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극성-4A는 사거리를 늘릴 목적으로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북극성-3형은 지난해 발사에서 정점고도 910㎞, 비행거리 450㎞를 기록해, 정상 각도로 발사하면 사거리가 1900㎞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됐다. 미사일의 사거리가 늘어나면 북한 잠수함은 안전한 해안 근처에서 멀리 떨어진 군사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는 이번 열병식에 대해 “새롭게 공개된 무기체계에 대해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ICBM과 SLBM은 현대전에서 ‘게임 체인저’로서 그 기능을 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ICBM과 SLBM과 핵탄두 개발을 통해 이를 게임 체인저로 인정받을 경우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본토를 겨냥해 핵탄두를 장착한 ICBM, SLBM 능력은 한미가 상정한 북한의 ‘레드라인’이다. 이 레드라인이 확보될 경우 북한은 미국으로 하여금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지 못하게 하고 종국적으로 한미동맹을 흔들어 핵 우산을 제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 화성-12형 탄도미사일. 사진=CSIS이미지 확대보기
북한 화성-12형 탄도미사일. 사진=CSIS

북한은 이를 위해 지난해 1월 4차 핵실험으로 ‘첫 수소탄 실험 성공’을 발표한 후 같은 해 9월 9일 5차 핵실험을 진행하고 또 1년 만에 핵실험을 강행했다. 최근 ICBM급 미사일인 ‘화성-14형’을 두 차례 시험 발사해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능력을 과시해 온 것도 같은 이유다.

ICBM은 핵무기의 주요 운반체다. 현재 거의 모든 ICBM은 핵탄두를 탑재하고 있다. 굳이 하자고 하면 재래식의 폭약을 탑재할 수도 있지만 가성비를 고려하면 비효율적이다. 수 천에서 수 만 킬로미터를 비행하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은 제조에 필요한 기술이나 단가는 굉장히 높다. 덕분에 비용면에서 핵무기를 제외한 일반 재래식탄두를 탑재하는 것은 비용 대 효용 측면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반대로 현대전에선 대륙 간 탄도탄이 아니면 핵무기 투사 방법은 거의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탄도탄만큼 요격이 어려운 물건이 없어서인 셈이다. 핵무기의 투발만 놓고 본다면 전략폭격기나 순항미사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전술 핵무기 수준까지 내려가면 대포나 무반동총으로도 쏠 수 있게 된다. 단순히 핵을 터뜨리겠다는 것만 생각하면 온갖 종류의 방법이 가능하지만 방어를 하는 측이 요격이 쉽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국제 사회의 제재를 무시하고 이런 발사체를 개발하는 국가이면 핵무기 개발 역시 병행되기에 적성국에게는 핵보유에 준한 위험으로 간주되고 있다. 북한, 이란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는 이유도,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이 두 나라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그렇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다 이러한 이유다. 미국 혹은 유럽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군사무기를 가지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들에게는 상당한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ICBM 개발 초기에는 액체연료 로켓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현재는 고체연료 로켓이 다수다. 액체연료 추진방식 같은 경우엔 연료와 산화제가 부식성이 강한 맹독성 물질이어서 로켓에 오랜 시간 동안 넣어둘 수가 없어서 발사 직전에 연료를 주입하느라 로켓 발사준비에만 짧게는 수십 분, 길게는 몇 시간 넘게 들지만, 반대로 고체연료 추진방식의 경우 몇 분이면 발사준비가 끝나기 때문이다.

미국미니트맨 III 지대지 대륙간 탄도 미사일과, 트라이던트 I, 트라이던트 II 잠대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SS-18 사탄, SS-19 스틸레토, SS-25 식클(토폴), SS-27, 토폴-M 등의 지대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또한 R-29, R-29RMU, RSM-56 불라바 등의 잠대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DF-5, DF-31, DF-41 등의 지대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JL-2 잠대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는 M51, M45와 같은 잠대지 대륙간 탄도 미사일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대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영국은 트라이던트 II 잠대지 대륙간 탄도 미사일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대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스라엘은 예리코-3 지대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는 아그니-5 지대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직 잠대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최신 ICBM의 1만㎞ 이상을 비행해서 100m 안에 명중시키는 CEP는 대단히 어려운 기술이다. 여러 조건이 있지만 그중 일부로는 초속 7㎞ 이상인 ICBM의 속도를 초속 3㎝의 오차 이내로 측정해야 하고, 발사지점과 목표지점의 거리를 수미터(m) 단위의 오차 이내로 알고 있어야 하며, 예상표적 상공의 공기밀도가 미리 유도 컴퓨터 안에 입력돼 있어야 하며 예상탄도를 따라 중력의 변화에 따른 치우침을 궤도 프로그램에 반영해야 한다. 미사일 자체적인 관련 기술 수준뿐만 아니라 기상위성, 전지구적인 중력 데이터 등 외부지원도 필수적이라는 것. 게다가 이는 CEP 100m 달성을 위한 최소 조건이다.

CEP 120m를 달성한 피스키퍼미국이 제작한 초정밀관성항법장치로 종말유도를 담당했는데, 피스키퍼에 들어간 INS인 AIRS(Advanced Inertial Reference Sphere)의 기술이 대단한 수준이다. 89년 당시 AIRS에 들어가는 가속도계 하나를 제작하는 데 6개월, 30만 달러가 들어갔는데 2013년 현대 화폐 가치로는 셋 다 합쳐 170만5000달러, 한화 약 19억 원이 넘는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AIRS 하나당 가속도계가 3개 필요했다. 탑재하는 무기가 핵폭탄이기 때문에 CEP가 그다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핵미사일의 CEP는 굉장히 중요한 팩터다. 이론상 핵미사일은 대도시 등의 표적만 노리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핵전쟁 개전 초 핵미사일의 1차 타깃은 핵보복을 실행할 적의 목표, 즉 지상 사일로나 폭격기 기지들인데, 그 때문에 핵미사일 사일로는 굉장한 강도로 강화돼 있다. 이를 잡기 위해서 개발된 게 MX 피스키퍼 등의 '사일로-킬러' ICBM인데, 통념과 달리 전체적인 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핵탄두의 위력보다 CEP를 높여야 된다. CEP를 절반으로 줄이는 게 핵탄두 숫자를 4배, 탄두 위력을 8배로 높인 것과 동일한 격파 확률을 보여주니 미사일의 CEP는 사실상 결정적인 요인이라 할 것이다.

ICBM은 과거 전략무기제한협정으로 인해 감축되는 무기 1순위였으나 감축량은 크지 않았고 러시아미국의 관계가 다시 나빠지자 미국MIRV의 폐기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군이 운용중인 ICBM은 지상 사일로에서 발사되며 러시아군은 이동식 발사대와 사일로를 혼용하고 있다. 미군 측에서도 이동식 발사대에 눈을 돌린 적이 있지만 1970년대의 침체기 내내 별 성과가 없었고 1980년대 들어서야 철도 및 차량 이동식 미지트맨과 지하터널 이동식 및 공중발사형인 피스키퍼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나마도 미니트맨은 개발이 중단됐다. 피스키퍼도 터널 네트워크 건설의 비용이 과대한 이유로 고정식 미니트맨 사일로에 더부살이했고 냉전 종식 이후 전부 퇴역이다.

미국은 핵무기는 사실상 통상전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착안해서 통상 탄두 ICBM을 연구하고 있다. 비록 ICBM은 가성비가 떨어지지만, 핵무기와 달리 얼마든지 투입 가능한 통상 탄두 버전을 이용해 전 세계 어디의 고정 표적이든 요격이 불가능한 ICBM으로 폭격기 같은 것보다 빠르게 투사할 수 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하지만 잠수함이나 사일로에서 갑자기 ICBM이 발사되면, 맞는 입장에선 탄두가 터지기 전까진 미사일이 핵탄두를 싣고 있는지 재래식 탄두를 싣고 있는지 알 도리가 없게 된다.

공식적으로 ICBM을 가지고 있는 국가는 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이다. 나머지 국가들 중에 북한은 아직 국제사회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인도는 최근에서야 아그니 5를 실전배치 중이다. 프랑스, 영국인공위성 발사를 성공시키는 등 ICBM을 만들 만한 충분한 기술은 있으나 개발하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도 2022년 유인우주선 탐사계획을 세우고 최근 2750㎞인 초장거리 탄도미사일도 성공한 소식도 나온 것을 보면 아직 개발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어느 정도 ICBM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SLBM을 탑재하는 특정한 종류의 핵추진 잠수함을 SSBN(Submersible Ship, Ballistic missile, Nuclear powered)이라고 한다. ICBM과 기본적으로는 같으나 발사플랫폼의 특성상 원형공산오차가 조금 더 넓고 탄두가 약간 작아서 위력이 약간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단, SLBM은 지상 발사형 ICBM과는 달리 적 미사일 사일로를 공격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핵전쟁 발발 시 상대방의 대도시에 보복 공격을 하겠다는 목적이 더 큰 무기인지라 공산오차가 비교적 덜 중요하다는 장점도 있다.

지상발사 미사일과는 다르게 거의 잠수 중에 발사하기 때문에 미사일은 방수를 위한 뚜껑이 달린 발사관에 위치해 있다가 발사시엔 발사관 뚜껑을 열고 압축공기에 의해 수면 위로 밀려나오게 되며, 이후에 엔진을 점화해 목표물로 날아가게 된다. 최초의 시도는 나치 독일 측이 미국 뉴욕을 공격하기 위해 V2 로켓을 잠수함에 탑재하여 운용을 하려고 시도를 했었으나 당시 기술의 한계상 본격적인 SLBM은 무리였다.

SLBM의 대표적로는 미국의 트라이던트 I, II와 러시아의 Bulava가 있다. 이스라엘도 보유하고 있다는 루머가 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독일에서 SLBM탑재 가능 잠수함을 주문, 이란과의 핵전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실은 독일 HDW에서 제작한 돌핀급 잠수함에서 운용하는 팝아이 터보 순항미사일이 이스라엘 해군의 핵투발 수단이다. 애초에 엄연한 전략무기인 SLBM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을 팔 리가 없거니와 수직발사모듈이랄지 발사체 자체가 단시간에 개발될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상대국의 핵 선제공격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지상발사형 ICBM과는 달리, SLBM은 발사플랫폼을 잠수함이나 대잠수색단으로 일일이 추적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핵선제 공격에 대한 2격 억제력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핵전략에서 SLBM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기습공격과 보복공격 모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상발사형 ICBM의 경우 미-러 양측이 상대방의 미사일 사일로 위치를 감시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핵전쟁 발발시 상대방의 사일로를 먼저 타격할 것이다. 고정시설인 사일로는 일단 미사일이 날아오면 맞고 견디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공중발사형 핵미사일의 경우에도 전쟁 발발시 최우선 타격목표에 비행장이 영순위로 올라가는 상황에서 항공기가 무력화되면 탑재되는 핵미사일도 무용지물이 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SLBM은 전략원잠이 일단 도크를 벗어나서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하면 그 위치가 발각되기 전까지는 상대가 손을 쓸 수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이때 적국의 핵미사일이 자국에 떨어진다면 SLBM은 다른 핵투발 수단보다 보복을 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며, 이는 적국이 함부로 도발을 할 수 없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과거의 SLBM은 정확도 이슈, 즉 잠수함이 미사일 발사시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 때문에 핵미사일 사일로나 지하 전쟁지휘소 등의 "하드 타깃"에 대한 선제공격수단으로서는 효과적이지 못했고, 주로 소프트 타깃인 대도시, 산업시설 등에 대한 보복공격수단으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GPS나 기타 SSBN의 항법장비가 크게 발달하고 미사일의 정확도도 ICBM에 준하게 되어, SLBM은 선제기습공격과 보복공격 모두에 대해 효과적이라 평가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가장 강력한 핵전쟁수단이며 핵보유국 중 영국은 아예 지상 기반 전략 핵투발수단을 모두 폐기하고 SLBM만을 운용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프랑스는 냉전시기에 운용하던 핵탄두장착 MRBM과 지상발사사일로를 90년대에 폐기했지만 항공 투발 핵병기는 전략원잠에서 운용하는 SLBM과 함께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소련이 ICBM이나 전략핵폭격기를 폐기하지 않은 이유도 분명히 있는데, SLBM은 즉응성이 가장 떨어지기 때문이다. 운용율이 높은 미해군의 오하이오급 SSBN도 가동률이 60%에 불과하며, 러시아의 수적 주력이었던 양키급 SSBN은 평상시 33척 중 4척이라는 안습한 가동률을 자랑했는데 이 때문에 충분히 준비하고 핵전쟁을 시작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실제 발사 가능한 SLBM의 숫자는 적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 시간~수 일 가량의 준비로 즉시발사가능한 미사일의 숫자를 늘릴 수 있는 ICBM과 전략핵폭격기에 비하면 분명한 단점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