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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뜨거워지는 동유럽 원전시장...'루마니아'는 미국, '체코'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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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뜨거워지는 동유럽 원전시장...'루마니아'는 미국, '체코'는 한국?

루마니아, 미국과 '체르보다 원전' 3·4호기 건설 위한 협력관계 체결
한수원, 체코·불가리아 등에 주력...'미-루마니아' 동맹 결성에 촉각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모습. 사진=현지 뉴스매체 발칸인사이트(Balkan Insight)  이미지 확대보기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모습. 사진=현지 뉴스매체 발칸인사이트(Balkan Insight)
루마니아가 건설 중단된 원전 사업 재개를 위해 지지부진한 중국과의 협의를 중단하고 새롭게 미국과 손을 잡았다.

이로써 점점 뜨거워지는 동유럽 원전시장에서 체코,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등에 공을 들이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게 어떤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발칸인사이트(Balkan Insight)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경제에너지개발부와 미국 에너지부는 이날 루마니아 '체르나보다(Cernavoda) 원전' 확장과 현대화를 위해 정부 협력관계를 맺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댄 브룰렛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비르길 포페스쿠 루마니아 경제에너지개발부 장관은 정부 협정 초안을 작성하기 시작했고, 향후 다양한 양자간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외신은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양국 협력의 내용에는 체르나보다 원전 3·4호기 건설과 1호기 재정비 사업이 포함된다. 이 사업은 총 80억 달러(약 9조 6000억 원) 규모로, 이 사업비는 미국 측이 조달할 것이라고 외신은 보도했다.

체르나보다 원전 3·4호기는 재원조달 문제로 공정률 15%에서 건설이 중단돼 있으며, 루마니아 정부는 건설을 재개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현지 외신들은 루마니아 정부가 지난 2015년 협정 체결 이후 5년간 진전을 보이지 못한 중국광핵집단유한공사(CGNC)와의 협의를 지난 6월 끝냈고, 이번에 새롭게 미국과 협력관계를 맺었다며 이를 '역사적인 합의'라고 표현했다.

미국 브룰렛 장관은 "원자력발전은 루마니아에게 믿을 수 있고 경제적이며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력을 공급해 준다"며 "미국 원전업계는 루마니아 원전산업 발전을 위해 전문지식과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미국-루마니아 동맹 결성'이 동유럽 원전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한수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재 한수원은 루마니아보다는 체코,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원전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들 국가 모두 같은 역사적, 문화적, 경제적 배경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루마니아의 '선택'이 주변국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체코는 오는 2022년 공급사 선정을 목표로 '두코바니 원전 5호기'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체코 정부는 지난 7월 올해 말까지 한수원에게 입찰안내서를 발급하겠다고 알려왔으며, 한수원은 체코가 가장 선호하는 잠재 공급사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지난달 초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에도 체코를 직접 방문해 체코전력공사(CEZ) 경영진과 체코 의회 관계자들에게 수주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또한, 한수원은 현재 불가리아 '벨레네 원전' 사업에서 프랑스 프라마톰, 미국 제네럴일렉트릭(GE)과 함께 최종 전략투자자 후보로 선정돼 있다.

지난달에는 우크라이나 국영원자력기업 에네르고아톰과 비대면 화상회의를 갖고, '흐멜니츠키 원전' 건설 재개와 '리브네 원전' 신규 건설 사업에 관해 논의했다.

루마니아의 경우, 정재훈 사장은 지난해 1월 루마니아를 방문한 이후, 지난 1~2월 사이에 10억 원 규모의 원전기자재 공급사업과 23억 원 규모의 원전 방폐물저장고 타당성평가 용역사업을 수주한 전례가 있다.

체코 원전사업과 관련해 정 사장은 "지난 2월 한수원이 제시한 EPC(설계·조달·시공) 공급모델이 체코 신규원전 공급모델로 확정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지난 50여 년간 축적한 경험과 역량을 결집해 체코 원전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