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한 뒤 귀국길에 터키 이스탄불에 들러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났다. 당시 마두로는 스타 셰프 누스레트 고크제가 운영하는 '누스르에트'에서 고급 스테이크를 먹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사르데스는 2018년 1월 설립과 동시에, 베네수엘라에서 약 4100만 달러(약 461억원) 상당의 금을 수입해 관심을 끌었다. 이는 지난 50년간의 양국 관계에서 전례없는 거래였기 때문이다. 또 한 달 뒤 그 규모는 두 배로 늘어 약 1억 달러에 달하는 금을 베네수엘라에서 수입했다.
하지만 사르데스는 이미 9억 달러 상당의 금을 베네수엘라에서 수입한 뒤였다. 마두로가 에르도안을 만난 지 두 달 만에 그동안 거래의 4배가 넘는 규모의 금을 거래한 셈이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사르데스의 자본금이 불과 100만 달러(약 11억245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는 터키 당국의 문서에서도 알 수 있는 것으로, 이 정도의 소규모 기업으로서는 너무 큰 거래라는 점이 사르데스가 미스테리한 기업으로 의심받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마두로가 퇴진 이후를 대비해 베네수엘라의 금을 터키로 빼돌린 것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다.
한편 사르데스의 베네수엘라 금 수입은 터키와 미국의 관계를 급격히 악화시키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유럽과 중동에 걸친 '요충지' 터키를 오랜 동맹국으로 중시해 왔다. 하지만 터키는 러시아와 중국, 이란, 베네수엘라 등 미국에 반하는 국가들과 공유하는 입장을 고수해 왔으며, 그 결과 미국의 제재를 받는 국가와의 거래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미국의 인내심도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미국은 종종 인내의 한계를 시험받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한 양국의 동맹 관계는 이제 실질적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르데스 측은 언론들의 어떤 코멘트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터키 정부 또한 베네수엘라의 금이 터키에 도착한 후 어디로 향했는지, 금의 행방을 일체 밝히지 않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