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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고 담백한 100년의 맛이 담긴 전통 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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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고 담백한 100년의 맛이 담긴 전통 곰탕

[후지니의 전국 팔도 맛집 탐방(34) 나주곰탕 하얀집]

지난번 나주로 여행을 다녀왔다. 나주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단연 곰탕이다. 곰탕은 나주에서는 향토음식인 동시에 대표음식이라 할 수 있다.

곰탕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슬로우푸드 보양식이다. 여러 지역에서 그 지역을 대표하는 곰탕집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곰탕은 나주에서 처음 만들어지고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최고의 음식이라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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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곰탕의 유래를 살펴보니 나주읍산 안의 5일장에서 장돌뱅이들과 주변 고을에서 장보러 나온 사람들에게 국밥을 팔던 것이 나주 곰탕의 효시라고 한다. 특히 영산포홍어, 구진포장어와 더불어 나주 3대 별미 중 하나로 꼽힌다.

나주에는 곰탕 맛집들이 나주 매일시장 주변에 모여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나주곰탕 집들이 있다. 남평집과 노안곰탕집 그리고 하얀집이다.

그런 나주곰탕을 나주=곰탕이라는 말을 만든 곳이 있다. 바로 나주곰탕 원조로 불리는 하얀집이다. 4대를 이어온 전통의 나주곰탕 하얀집은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오래된 노포 식당으로 나주를 대표한다.

2012년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이문설농탕과 더불어 공식적으로 인정한 100년이 넘은 우리나라에서 단 두 곳밖에 없는 음식점 중 하나다. 1910년 원판례 할머니가 나주관아 앞 장터에 자리를 잡고 곰탕을 끓이기 시작해서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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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곰탕이란 말도 나주라는 지명을 이용해서 최초로 지어 사용했다고 한다. 1910년 고(故) 원판례 여사를 시작으로 4대째 1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이어져 내려온다는 게 참 대단하다.

하얀집의 곰탕은 다른 지역의 곰탕과는 다른 투명하게 맑은 국물이 돋보인다.
국물부터 맛을 보니 밋밋한 맛이 먼저 혀 끝에 와 닿는다. 뒤이어 시원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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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수록 국물맛에서 단맛이 올라오는 감칠맛이 목젓을 타고 내려가는 듯하다. 느끼한 맛보다 시원한 맛이 나고 누린내가 전혀 없는 내공이 느껴지는 담백한 곰탕 맛이 일품이다.

별다른 양념을 첨가하지 않은 듯했지만 100년의 세월이 담긴 전통의 맛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곰탕에 들어가 있는 고기 또한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고 고소하다. 먹는 내내 푸짐하게 느껴지는 뒷맛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래서인지 이 맛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뚝배기 안에 담겨 있는 곰탕에서 100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은 맛을 느껴보았다. 이 맛이 오래오래 이어졌으면 한다.

권후진 맛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