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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듀공아, 산문시 '말도로르의 노래' 국내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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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듀공아, 산문시 '말도로르의 노래' 국내 초연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로트레아몽 백작이라는 가명으로 발표된 산문시 ‘말도로르의 노래’는 랭보의 시집과 함께 현대 시문학의 바이블로 평가된다. 초현실주의에도 영향을 미친 이 산문시는 주인공 말도로르가 저지르는,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악행과 신성모독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 차있다. 악마적 상상력과 ‘추악미’라는 이율배반적 미학의 정점을 보여주면서 초현실주의와 누보로망에 이르는 미학의 원천이 되었다.

극단 듀공아가 로트레아몽 백작의 산문시 '말도로르의 노래'를 새롭게 해석한 연극 '말도로르의 노래'를 국내 초연한다. 오는 11월 6일부터 20일까지 동작구 상도동 '국화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연극 ‘말도로르의 노래’는 역사상 가장 난해하고 악마적인 상징성으로 가득 차 있는 로트레아몽의 원작을 새롭게 해석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것은 세상을 향해 밑도 끝도 없는 저주를 퍼붓는 주인공 말도로르가 결국 세상의 모든 생명을 말살하려는 열망을 품게 된다는 것이다. 이 연극은 그가 유기체(생명체)는 ‘악’, 무기체(무생명체)는 ‘선’으로 규정하고 생명말살계획을 실천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연극은 아울러 그림형제의 동화 ‘황금거위’의 웃지 않는 공주를 패러디한 웃지 않는 여왕, 폐수로 오염된 개천의 슬러지 괴물, 영화제작자 등 시공을 초월한 다양한 존재를 등장시켜 파국을 위해 질주하는 말도로르와 함께 기행과 악행의 앙상블을 이루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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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겸 연출가 김진우는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본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과정에 이 작품의 권위자인 전주대 윤인선 교수(불문학 박사, 정신분석가)의 자문을 받았다. 윤인선 교수는 “오래 전 프랑스 파리에 있을 때 프랑스 연극인들이 ‘말도로르의 노래’를 연극으로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연극으로 만들기가 도저히 불가능 할 것 같은 난해한 산문시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가서 본 적이 있습니다. 소극장에서 공연 됐는데, 원작에 충실했던 작품으로 기억돼요”라면서“한국에서 이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것도 놀랍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진우의 연극 ‘말도르르의 노래’는 이 작품의 시적인 내용과 이미지들을 표현하되, 원작에 없는 내러티브를 구성하고 생명체를 악으로 규정하는 프레임을 만들어 대중에게 좀 더 다가가는 공연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또 작품에서 표현된 증오의 대상이 이 시대에 어디로 투사돼야 하는지 이 시대의 그림자가 투영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참여하는 스태프와 배우들도 모두 원작 ‘말도로르의 노래’는 물론, 관련 책과 논문 등을 읽고 토론하면서 작품의 내용과 분위기가 최대한 무대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극단측은 밝혔다.

주인공 말도르역에는 뮤지컬 ‘셜록홈즈’ ‘리턴’ ‘꽃신’과 연극 ‘원나잇’에 출연했던 최창열이 맡고, 오니역에는 박한솔, 여왕역에는 곽소영이 각각 맡는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