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4만달러에 못미치게 책정됐던 테슬라 사이버트럭 기본형의 가격이 사실상 인상됐다.
아직 출시 시점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이 변경된 셈이어서 사이버트럭의 시판을 고대하던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머스크 “그 사이 많은 변화로 가격 조정 불가피”
8일(이하 현지시간)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지난 4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테슬라 본사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사이버트럭의 가격을 조정하는게 불가피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머스크는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할 수 밖에 없게 됐다”면서 “사이버트럭의 사양이나 가격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경제를 죄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비롯해 여러 변수가 새로 발생한 탓이라며 그는 이같이 밝혔다.
머스크는 “그 사이에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테슬라가 지난 2019년 처음 사이버트럭 시제품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기본형 모델의 가격은 4만달러(약 5225만원)에서 100달러 모자란 3만9900달러(약 5212만원)였는데 현재 개발 중인 양산형 모델의 사양이 당초 계획한 것과 달라져 가격을 조정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고 조정하다는 말은 인상한다는 뜻이라는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당시 테슬라의 발표에 따르면 모터 하나가 들어가고 1회 충전 주행거리가 250마일(약 402km)인 기본형의 가격이 3만9900달러였고 2개의 모터가 장착되고 주행거리가 300마일(약 483km)인 상급 트림은 4만9900달러(약 6519만원), 3개의 모터가 장착되고 주행거리가 500마일(약 805km)인 최상급 트림은 6만9900달러(약 9132만원)였다.
머스크 CEO가 가장 최근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의 양산형 모델은 사실상 완성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이며 양산 시점은 내년 중반 이후로 예상되고 있다. 이 시기에 맞춰 테슬라에 생산설비를 공급하는 독일 협력업체에 이미 발주했다는 일부 언론보도도 있었다.
다만 그는 사이버트럭 기본형 가격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오를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더버지는 “이렇게 되면 세가지 트림으로 출시한다는 당초 계획조차 지켜질지, 내년 중반 이후 출시하겠다는 머스크의 목표가 실현될지도 알 수 없는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엄청난 규모의 사전 주문자들 문제
더버지는 사이버트럭을 사전 주문한 소비자들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전 주문한 소비자 가운데 사이버트럭의 사양이나 가격이 변경되는 것에 반발하는 경우가 충분히 있을 수 있어서다.
웨드부시증권이 지난 2020년 추산한 바에 따르면 당시 기준으로 사이버트럭 사전 주문건수는 약 65만건이었다. 테슬라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간 팔아치운 전기차보다 많은 규모였다.
그 이후에는 알려진 내용이 없으나 이보다 더 증가했을 가능성이 크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고 150만건에 달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모터트렌드에 따르면 실제로 이날 주주총회장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과정에서 ‘블레이크 P’라는 이름의 주주는 “앞으로 변경된 가격이 발표될텐데 변경전 가격을 전제로 사전주문한 사람에겐 변경전 가격을 적용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