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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주식 의존 펀드, 반전 전략에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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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주식 의존 펀드, 반전 전략에 먹구름

지난해 12월 방콕에서 열린 '전기차에서 선보인 테슬라 자동차.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12월 방콕에서 열린 '전기차에서 선보인 테슬라 자동차. 사진=로이터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테슬라에 적극 투자해 온 많은 자산운용회사들이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주식펀드 중 테슬라 주식 편입 비율이 5%를 넘는 액티브 펀드는 50개다. 일반적으로 상당수의 자산운용사는 투자 분산 차원에서 한 종목의 편입 비율을 5% 이하로 억제하고 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이들 50개 펀드는 지난해 평균 42.1% 하락했고 하락률은 미국 주식펀드 전체 평균 17%의 2배 이상에 달했다. 테슬라 주식 편입 비율이 약 52%에 달하는 배런 파트너스 리테일 펀드는 43% 가까이 하락했다.

테슬라 주식은 지난해 약 65% 폭락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를 결정하자 테슬라 경영에 집중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로 하락이 가속화됐다.

테슬라 주가는 12월 37% 급락한 데다 올해 첫 거래가 된 1월 3일에는 12% 남짓 급락했다. 물류 문제 등으로 인해 4분기 납품 대수가 예상을 밑돈 것이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혔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주식에 강세를 보이는 투자자들 중 일부도 이 주식이 1년 더 침체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포지션을 줄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아이브스는 "이런 많은 기관 투자가들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어느 쪽으로 향할지는 머스크에 의한 부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위터 소동으로 불을 지른 건 머스크이며, 불을 진화해 시장의 주목을 펀더멘털로 되돌릴 수 있는 사람도 머스크 1명 뿐이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총액 440억 달러의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했다. 곧바로 트위터 간부들의 해고에 착수해 직원의 절반 이상을 짤랐다. 그동안 머스크는 트윗할 때마다 전략을 뻔뻔스럽게 바꿨다.
포브스에 따르면 머스크의 자산은 1000억 달러 이상 감소해 세계 최고 부자 자리로 내줬다.

열성적인 테슬라 지지자들은 아직까지 테슬라에 등을 돌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의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지난 3일 주가 급락 시 테슬라 주식을 14만4776주 더 사들여 운용자산 59억 달러에서 편입 비율이 약 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펀드는 지난해 67% 폭락해 모든 미국 주식펀드 중 운용 성적이 최저에 가까웠다.

테슬라 주식을 약 5.3% 편입하는 다나카 글로스 펀드의 그레이엄 다나카도 테슬라는 배터리 기술이 탁월하기 때문에 길게 보면 주가가 아웃퍼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나카는 "트위터는 일시적이라고는 하지만 크게 산만해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 머스크가 분에 넘치는 일에 손을 댄 것은 유감이다. 하지만 테슬라의운명과 미래 성장 전망이 손상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아시아 총괄을 맡고 있는 톰 주 중국법인 대표를 머스크 CEO의 뒤를 잇는 2인자 자리에 승진시키고 미국 조립 공장과 북미 및 유럽 영업 부문을 직접 관할하도록 결정한 것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타나카는 지적했다.

리피니티브 아이콘(Eikon)의 데이터에 따르면, 테슬라 주식의 2018년부터 2021년 말까지 배당금을 재투자하는 토탈리턴은 1700%로 S&P500 종합 지수의 90%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러나 연간 운용 성적에 주목하는 자산운용사들은 경쟁이 격화되고 수요가 약화되는 가운데 테슬라 주식을 고집할 생각이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애널리스트는 말한다.

데이터 분석 회사 베트파이의 조사 책임자 토드 로젠 블루스는 "최근 몇 년간 테슬라 주식 눈부신 상승은 많은 펀드 주주들에게 혜택을 줬다. 하지만 투자액을 줄이지 않은 채 기존 전략을 유지하면 이번에는 실패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