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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엔화환율 8백선 끝내 붕괴, 지금 환전해도 될까? 일본은행 YCC 수정이 최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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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엔화환율 8백선 끝내 붕괴, 지금 환전해도 될까? 일본은행 YCC 수정이 최대 변수

뉴욕증시 비트코인 YCC 비상 엔화 환전 타이밍과 일학개미 투자 포인트…일본은행 YCC 수정 이전에 사면 환차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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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우리나라 원화에 대한 일본 엔화환율이 끝내 800선도 무너졌다. 환율이 무너지면서 뉴욕증시에서는 일본은행이 곧 시장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의 시장 개입은 환율뿐아니라 뉴욕증시 비트코인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일 뉴욕증시와 도쿄 및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국제금융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급락하는 가운데 19일 원/엔 환율이 8년 만에 800원대를 기록했다. 세계 각국의 통화 긴축와중에 일본은행(BOJ)이 나홀로 완화 정책을 이어가면서 엔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엔 재정환율은 오전 한 때 100엔당 897.49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5년 6월 25일 이후 8년 만이다. 원/엔 환율은 800원대를 터치한 뒤 다시 900원대로 올라섰다.
뉴욕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41.967엔으로 올랐다.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엔화 가치가 지나치게 빨리 떨어졌다는 부담감 등이 작용하면서 141.4엔대까지 떨어지는 흐름을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 마감 시간인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5.21원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원화와 일본 엔화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고, 달러화를 중간 매개로 활용해 통화가치를 비교하는 재정환율로 상대 가치를 매긴다. 미국과 유럽의 통화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만 완화 정책을 고수하면서 엔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일본은행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 상태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했다. 한국 원화의 상대적 강세도 원/엔 환율에 하락 압력을 더하고 있다. 한국 원화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종료 기대감 등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2개월 가까이 1,300원대 박스권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270~1,280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원화 가치가 오른 것이다. 엔화 약세 및 원화 강세 흐름이 장기화할 경우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큰 일부 기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닛케이는 엔화 가치 하락 배경으로 중앙은행의 금융정책 방향 차이를 들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올해 하반기 두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1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방침을 보였다. 세계 중앙은행들이 고물가를 잡기 위해 이렇게 금리 인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은행만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기로 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금융정책결정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내외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끈기 있게 금융완화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은행이 금융완화를 유지할 방침을 시사한 이후 초저금리인 엔화를 빌려서 고금리 통화를 사는 방법으로 금리 차 수익을 노리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늘어난 것도 엔화 약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골드만삭스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단기금리 인상을 논의 테이블에 올리지 않는 이상 중기적으로 엔고가 진행될 여지는 아직 한정돼 있다"고 전망했다. 엔화 약세가 지속하면서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2022년 9∼10월 강달러 현상으로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150엔대를 기록하자 24년 만에 외환시장에서 엔화를 매수하는 시장 개입을 단행한 바 있다. 일본 증시에서는 달러당 145엔대까지 하락하면 정부 내에서 엔화 약세에 대한 위기감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엔화 대비 원화 가치가 8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엔화 환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일본 투자나 일본 여행을 목적으로 엔화 값이 쌀 때 돈을 미리 바꿔두려는 이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에 따르면 면 지난달 4대 은행의 엔화 매도액은 301억6700만엔으로 4월보다 32%(73억2800만엔) 늘었다. 지난해 5월(62억8500만엔)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 엔화 매도액은 은행이 고객의 요구로 원화를 받고 엔화를 내준(매도) 금액이다.
4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도 지난달 말 6978억5900만엔(약 6조3200억원)에서 지난 15일 기준 8109억7400만엔(약 7조3440억원)으로 보름 만에 16%(1131억1400만엔)나 불었다. 지난해 6월 말 잔액(5862억3000만엔)과 비교하면 38%나 많다.

이처럼 엔화 환전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최근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이 2015년 이후 8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원화 가치 상승)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100엔당 원화 환율은 지난 16일 903.82원까지 하락했다. 지난 4월 6일 기록한 연고점(1003.61원)보다 9.9%나 낮다. 시장에서는 100엔당 원화 환율이 2015년 4월 이후 8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900원 선이 깨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엔화가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돈을 바꿔두려는 고객들이 줄을 잇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엔화 가치가 다시 오르면 환차익을 볼 수 있다.

일본은행이 YCC정책을 수정할 경우에는 엔화가치가 크게 오를 수 있다. YCC란 중앙은행이 장기금리에 일정한 목표치를 두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채권을 매수·매도하는 정책을 말한다. 이는 특정 만기 국채 수익률을 목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해당 국채를 사고파는 것으로, 목표 달성 때까지 채권 매입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이는 일반적인 양적완화(QE)보다 더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정부의 국채나 여타 다양한 금융자산의 매입을 통해 시장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말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과다한 국채 발행으로 금리가 상승하자 이를 낮추기 위해 1942년〜1947년에 YCC 정책을 펼친 바 있다. 일본은 2016년 1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도입되면서 국채 금리가 지나치게 하락하자 이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YCC 정책을 도입하였다. 일본은행은 2016년 9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0% 수준으로 묶어 장단기 금리차(수익률 곡선)을 직접 제어하는 ‘장단기 금리조작부 양적·질적완화(QQE, 중앙은행이 매입하는 자산 종류를 국채 외에 회사채, 주식까지 위험자산으로 다변화)’를 도입한 바 있다.

한편 뉴욕증시는 지난주말 차익실현 매물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8.94포인트(0.32%) 하락한 34,299.1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6.25포인트(0.37%) 떨어진 4,409.59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93.25포인트(0.68%) 밀린 13,689.57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한 주간 2.6% 올라 지난 3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수는 5주 연속 올랐다. 나스닥지수도 한 주간 3.3%가량 올라 3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8주 연속 올랐다. 전날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202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이날은 소폭 하락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