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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MZ 위한' 메타버스에 MZ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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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MZ 위한' 메타버스에 MZ는 없다

사진=이원용 기자
사진=이원용 기자
"LOL(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캐릭터들이 모인 가상 걸그룹 K/DA나 버추얼 유튜버들이 그렇게 유명한가요. 솔직히 직접 영상을 본 적은 없습니다." 국내 메타버스 기업의 임원급 관계자에게 들은 말이다.

버추얼 유튜버는 실제 인간이 모션 캡처 기술을 활용해 가상 캐릭터를 내세워 활동하는 형태의 콘텐츠다.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버추얼 유튜버들의 수는 50명 이상이며 미국·일본·영국·칠레·인도네시아·태국 등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국내외 버추얼 유튜버들이 소위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가 지난 2018년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무대에서 증강현실(AR) 콘서트와 함께 선보인 K/DA는 LOL 캐릭터들을 기반으로 한 가상 걸그룹이다. 이들의 데뷔곡 '팝스타(POP/STARS)'는 유튜브에서 5억30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게이머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이렇게 수많은 가상 아이돌들이 이미 젊은 콘텐츠 이용자에게 주목받고 있으나, 정작 'MZ를 위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내세우는 국내 일부 업계인들은 이러한 현상에는 철저히 눈을 돌리고 있다.

단적으로 최근 종합편성채널에서 진행 중인 메타버스 음악 예능 '아바타 싱어', 아바드림' 등은 시청률 1% 전후를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이들이 내세운 가상 아바타는 젊은 세대 네티즌들에겐 "20년전보다 나을게 없네"란 비판을 받는다. 한 시청자는 "메타버스란 이름만 걸친 이런 기획으로 투자를 받기 위해 얼마나 많이 'MZ세대'를 들먹인거냐"고 성토하기도 했다.

메타버스란 표어를 두고 으레 '시간이 지나면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는 평이 뒤따라 나온다. 시장에서 옥석을 가리는 주체는 다름 아닌 소비자다. MS세대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파악하지는 않고 막연히 '메타버스 콘텐츠라고만 하면 잘 팔리겠지'라는 생각만으로 시장에 접근한다면 결코 그들의 주목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