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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의 일본 'MK택시' 진출…지금은 버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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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의 일본 'MK택시' 진출…지금은 버틸때

산업부 김정희 기자
산업부 김정희 기자


현대차가 2009년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13년 만에 시장을 다시 두드렸다. 다시 꺼낸 카드는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차 넥쏘였다. 7월에는 일본 택시 업체인 MK택시와도 손을 잡았다.
눈여겨 봐야 할 점은 ‘택시’다. 과거 택시는 현대차가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잘 사용했던 전략 중 하나였다. 미국에서는 EF 쏘나타를 미군 택시로 공급한 적이 있고 싱가포르에서는 쏘나타 택시를 매년 2000대∼3000대를 판매한 적이 있다. 중국에서는 베이징의 모든 택시가 현대차 EF쏘나타로 교체되기까지 했다. 이때 공급된 대수만 약 7만대에 육박한다.

택시는 움직이는 광고판이라고 불린다. 차량이 도로 위를 달리는 것이 곧 차량 홍보인 것이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현지 공항, 역, 터미널 등 시내·외 도로 곳곳을 누비며 소비자와 만난다.

현대차와 MK택시와의 협력은 지난 2001년에 이어 이번이 2번째다. 앞선 2001년에는 현지 판매와 관련 양사가 협력하기로 한 적이 있다. 이때 그랜저XG 3000여대를 공급했다. 이번엔 같은 MK택시지만 내용을 달리했다. 기존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 아이오닉5를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대수는 50대 규모로 작지만,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측면이 있다.

일본은 예전부터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붐을 조성하는 문화가 있다. 전기차는 아직 일본에서 신문물이다. 일본에는 제대로 된 전기차가 없다. 모델 수도 적을뿐더러 자국 브랜드 토요타 전기차 bZ4X도 출시 두 달도 안 돼 타이어가 빠지는 등의 문제가 많다. 반면 아이오닉5는 미국,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선진국에서 인정한 자동차다. 디자인에서부터 주행 성능까지 모든 부문에서 내로라하는 상은 다 받았다. 일본 시장에서는 새로운 자동차이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차량이다.

아직 효과는 미미하다. 현대차가 지난 7월 현지서 60대밖에 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어쩌면 올해 판매량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큰 파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 정적의 순간을 버텨내야 한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