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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깨끗한 공기와 물'은 건강의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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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깨끗한 공기와 물'은 건강의 기본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에콰도르의 빌카밤바, 이탈리아의 사르데냐와 캄포디멜라, 파키스탄의 훈자, 그루지야의 캅카스, 불가리아의 로도피 산맥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마을은 대개 해발 1500~2000m의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교통이 불편하여 외부와는 격리되어 살아왔다. 직접 자신들이 재배한 곡물과 채소 등 자연적으로 자란 자연 식품을 먹고 있다. 도정하지 않은 곡물, 과일과 채소 등 거친 음식으로 식이섬유와 생리활성물질을 많이 섭취하고 있다. 깊은 산속의 척박한 땅에서 살다보니 먹을 것이 충분하지 않아서 귀해서 아껴 먹을 수밖에 없었고 자연히 소식을 해 왔다. 직접 텃밭에서 몸을 움직여 일을 해야만 먹거리를 해결할 수 있다.

남미 에콰도르의 작은 마을 빌카밤바를 찾아가고 그루지야의 드넓은 대지를 거닐면서 장수마을의 삶은 확실히 자동차 매연과 소음 속에서 일상을 보내는 도시 생활과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에게는 깨끗한 공기가 있었다. 여러 가지 영양소와 갖가지 좋은 약에 둘러싸여 사는 우리가 간혹 잊고 마시는 ‘깨끗한 공기’는 장수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빌카밤바와 캅카스뿐만 아니라 장수마을은 대부분 안데스 산맥, 히말라야 산맥, 피레네 산맥, 로도피 산맥 등 깊은 산속에 있다. 심지어 사르데냐 섬에서도 장수마을은 섬 동북부의 깊은 산속에 자리한다. 장수인들은 하나같이 깊은 산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살고 있다.
우리가 먹는 것들 중의 가장 중요한 것이 물이다. 우리 몸의 약 60%가 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 몸은 40L 이상 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하루에 약 2L에 해당하는 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므로 그만큼의 물을 매일 보충해주어야 한다. 우리가 섭취하는 대부분의 음식에는 물이 들어 있으므로 음료나 물로 보충해 주어야 하는 물은 하루에 약 1.2L(약 6컵) 정도이다. 물은 독소를 배출시켜 신체를 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는 것이 노화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장수하는 데에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것은 기본이다. 장수하는 사람들이 마시는 물에는 칼슘이나 마그네슘과 같은 무기질이 풍부하다. 미국의 의학 기자 모턴 워커 박사는 장수마을에서 생산되는 물을 마시고 그 물로 재배한 농작물을 먹으며 산 100세 이상 노인들의 체내 미네랄 비율이 그 지방 물의 미네랄 비율과 거의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빌카밤바 사람들이 마시는 물을 조사한 결과 칼슘이나 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고 보고했다. 또 일본 오카야마 대학교의 고모리 교수는 오키나와 사람들이 마시는 물은 다른 지역의 일반 하천수보다 10배 이상 칼슘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보고했다.

중국인들은 물 대신에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한 녹차를 많이 마신다. 식사 후에는 물론이고 대화를 할 때에도 항상 차를 마신다. 녹차에는 카테킨이 많이 들어 있다. 어떤 장수인들은 허브를 물에 끓여 마신다. 빌카밤바에서는 집안의 마당에 ‘세드론’이라는 허브나무를 재배하여 허브잎을 따서 차로 마신다.

수분이 많은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것도 물을 섭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과일이나 채소에 들어 있는 물은 가장 순수한 물이라고 할 수 있다. 수박, 멜론, 자몽, 오렌지, 토마토, 상추, 오이 등은 칼로리는 적고 물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이다. 훈자 지방이나 캅카스 지역에서는 수분이 많이 들어 있는 살구나 자두를 많이 먹는다. 빌카밤바에서는 수분이 많은 레몬을 많이 먹는다. 오키나와에서는 물이 많이 들어 있는 감귤을 많이 먹는다.

각종 공해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항상 독성물질에 노출되어 있다. 자동차 매연, 오염된 물, 흡연 등을 통해서 많은 독성물질이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온다. 우리 몸은 이러한 독성 물질을 어느 정도 제거하는 능력이 있지만 이러한 독성물질이 너무 많이 들어오면 이를 제거하는 데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독성 물질들은 두통을 일으키고 피로하게 하며, 피부를 거칠게 하고 우리 몸을 노화시키며, 암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물은 독소를 배출시켜 신체를 정화하는 역할을 하므로 자주 마시면 노화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 카페인은 칼슘 흡수를 방해하므로 커피와 청량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흔히 구입해 마시는 과일 주스나 음료에는 향료, 색소, 설탕, 산미료 등 각종 첨가물이 들어 있을 수 있으며 만드는 과정에서 섬유소가 제거되어 혈당지수가 높다. 따라서 가능한 한 적게 마시고 과일 주스는 직접 만들어 마시는 것이 좋다.
장수마을을 탐방하고 느낀 점은 우리도 그들의 지혜를 배워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대한으로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제철에 나오는 음식을 먹고 오염되지 않은 음식을 먹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공식품을 피하고 영양소가 풍부한 좋은 먹거리를 찾아 소식하며 많이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마을처럼 좋지는 않지만 우리도 열심히 노력한다면 그들 못지 않게 건강하게 10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이다.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