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포디멜레는 마을 전체가 성으로 둘러싸여 있다. 산꼭대기에 동그랗게 성을 쌓고 어느 성주가 살던 곳 같다. 마을은 원뿔형으로 지어졌고 좁은 계단 길을 따라 올라가면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이르게 된다. 산봉우리에 마을이 조성되다보니 거의 모든 집들이 좁고 긴 계단을 통해서 집으로 들어갈 수 있다. 마을 전체가 빽빽이 들어선 좁은 거리, 좁은 돌계단으로 되어 있지만 노인들은 쉬지 않고 이 돌계단을 오르내리며 살다보니 자연히 건강해진다고 한다. 2층이나 3층을 올라가는 데에도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우리에게는 좋은 교훈이 된다.
캄포디멜레는 높은 곳에 위치해 있지만 날씨가 사시사철 온화하다. 겨울에 간혹 한두 차례 눈이 오기는 하지만 겨울철에도 영상의 기온을 유지한다. 여름철에는 서늘하여 에어컨이 필요 없다. 겨울철에는 노인들은 집안에 벽난로를 만들어 놓고 나무로 불을 지피며 긴긴밤을 지내다 낮에는 여름철과 마찬가지로 마을 중앙에 있는 광장에 나와 일광욕을 즐긴다. 일광욕은 비타민D의 합성에 꼭 필요하며 비타민D는 칼슘의 흡수를 도와 뼈의 건강에 도움을 준다.
로마대학의 피에트로 쿠기니 박사가 이곳 노인 94명을 대상으로 4년 동안 검사한 결과 이곳 사람들의 식습관 때문에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콜레스테롤 함량과 혈압이 낮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는 “캄포디멜레 사람들이 장수하는 이유의 30%는 유전적인 이유이고, 70%는 환경 때문이다. 지중해식 식사와 온화한 기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아가는 생활습관 등이 장수의 비결이다”라고 보고했다. 캄포디멜레의 전통음식으로는 콩으로 만든 수프가 있다. 이곳 사람들의 주식은 파스타와 빵이다. 이 지방에서는 집에서 만든 빵을 먹는다. 캄포디멜레는 바닷가에서 20여㎞ 떨어져 있다. 문어, 새우, 조개, 정어리, 멸치처럼 생긴 작은 생선 등으로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한다. 세계 최고 장수국인 일본에서 해산물을 많이 먹듯이 이곳에서도 해산물을 많이 먹는다. 이곳 사람들이 요리할 때 단지 올리브 오일을 조금 사용하는 정도가 아니다. 올리브 열매를 다져 빵 위에 얹어 먹기도 하고 올리브 오일을 소스에 사용하기도 한다.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