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식품칼럼] 신선한 로컬 푸드(local food)로 건강을 유지하자

공유
0

[식품칼럼] 신선한 로컬 푸드(local food)로 건강을 유지하자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백 리 밖에서 난 음식은 먹지 말라’는 옛말이 있다. 제 땅에서 나오는 신선하고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말이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지역에서 생산된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이 로컬푸드이다. 어느 정도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것이 로컬푸드일까? 어느 정도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식품이 로컬푸드인지 정확하게 정의된 것은 없다.

영국 리딩대학의 챔버스 교수는 로컬푸드를 반경 30~80㎞내에서 생산된 식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푸드 마일리지(Food Mileage)란 식품이 생산되어 소비자에게 도달되는 거리를 말한다. 즉 식탁에 놓여 있는 음식물이 얼마나 멀리서부터 운반되어 왔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이 개념은 1990년 영국의 안드리아 팩스톤(Andrea Paxton)에 의해 제안되었다. 푸드 마일리지란 식품의 수송량(톤)에 수송거리(㎞)를 곱한 수치로 나타낸다. 예를 들어 1톤의 식품을 100㎞거리에서 수송했을 경우의 푸드 마일리지는 1t×100㎞=100t·㎞이다. 이 지표는 식품수송의 과정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 등의 온난화 가스가 지구환경에 미치는 부하의 크기를 계측하기 위한 지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의 1인당 푸드 마일리지는 7085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5484t·㎞), 영국(2337t·㎞), 프랑스(739t·㎞) 등과 비교해서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컬푸드는 맛이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래품종은 그 지방의 기후와 풍토 그리고 그 지역 사람들의 기호에 맞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항상 신선한 상태를 유지하여 신선한 맛을 유지하고 있다. 가령 같은 채소라도 생산된 후 식탁에 오르는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영양가도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수확 후에 오래 저장하면 효소의 작용이나 다른 화학작용으로 인해 품질이 떨어지고 비타민 C와 같은 영양소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로컬푸드는 로컬푸드 직매장, 농산물직거래 장터, 공동체 지원 농업(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공동체 지원농업이란 소비자가 믿을 만한 가까운 농장을 찾아내고, 그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배달시켜 먹는 방법으로 집에서도 제철에 나오는 로컬푸드를 배달받아 쉽게 먹을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공동체 지원농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직영 농장과 회원 농가에서 직접 농사를 지은 친환경 유기농산물을 주간별로 품목을 달리하여 배달해 준다. 계란, 두부, 콩나물, 채소, 곡류, 반찬류 등 제철에 나오는 신선한 로컬푸드를 공급하고 있는 곳도 있다.

수백 명의 조합원들이 영농법인을 설립하여 채소류, 쌀, 잡곡, 가공식품 등 무농약 및 유기 농산물을 취급하는 곳도 있다. 농장에서 직접 한 박스씩 배달되는 유기 농산물 박스가 가족들에게 작은 즐거움을 제공한다. 온 가족이 유기농 농산물 박스를 기다리며 살아가는 재미가 솔솔하다. “이번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하고 궁금해한다.
소나 돼지, 닭 등 가축을 기를 때 항생제나 성장호르몬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키워 생산해 낸 고기나 계란, 우유 등이 친환경 축산물이다. 아직 친환경 축산물의 소비량은 농작물에 비해 적고 판매금액도 얼마 되지 않지만 소비자들의 요구로 매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500여 개의 농장에서 소와 돼지를 넓은 공간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방목해 기르고 있다고 한다.

로컬푸드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로컬푸드 직매장이나 농산물직거래 장터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도시마다 농산물직거래 장터인 ‘새벽시장’이 있다. 옛날에는 새벽에 잠깐 열리는 새벽시장을 ‘도깨비시장’이라고도 불렀다. 새벽에 섰던 장이 낮이 되면 감쪽같이 없어져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고, 재수가 좋으면 싼값에 살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비싸게 살 수도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새벽시장의 물건은 값이 싸고 신선하다는 잇점이 있다. 미국의 경우 1994년에 1755곳이던 농산물직거래 장터가 2010년 6132곳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우리도 로컬푸드 직매장이나 농산물직거래 장터를 늘려 누구나 쉽게 로컬푸드를 구입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이원종 강릉원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