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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기업 협력, 더 활발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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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기업 협력, 더 활발해질까?

석유화학업계, 일본기업과 세운 합작사 운영 중
지난 6일 요시다 겐이치로 일본 소니 회장 삼성전자 방문
혼다는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현지 배터리 공장 합작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의 배터리 합작공장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의 배터리 합작공장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석유화학업계에서 활발했던 일본 기업과의 경제협력이 다시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일본 소니 회장은 삼성전자를 찾았고,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 공장을 짓는다.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틀어졌던 일본과의 경제협력이 활발해진 것이다.

이번 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기간에 일본을 찾는 가운데 향후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SKC 등 주요 석유화학업체는 일본 기업과 세운 합작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일본 코스모석유와 합작한 현대코스모를, 롯데케미칼은 미쓰이화학과 합작한 롯데미쓰이화학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SKC는 미쓰이화학과 미쓰이케미칼앤드에스케이씨폴리우레탄을, 금호석유화학도 미쓰이화학과 금호미쓰이화학을 세웠다. SK지오센트릭은 일본 화학기업 도쿠야마사와 반도체용 고순도 아이소프로필알코올(IPA) 생산·판매를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 같은 합작법인은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반일 감정이 커지면서 비난을 받았다. 일본 지분이 있어서였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일본의 수출 규제가 길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었다"며 "큰 영향은 없었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했다"고 말했다.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도 "당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면서 "피해는 없었지만, 품목 확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 업체와의 협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등 반일 감정과는 무관하게 기업 간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지난 6일 요시다 겐이치로 일본 소니 회장은 경기도 평택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사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등을 만났다. 이후 이들은 삼성전자 천안과 온양 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첨단 패키징 시설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일 혼다와 미국 현지에서 합작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이번 합작 법인은 한국 배터리 업체와 일본 완성차 업체 간의 첫 전략적 협력 사례다. 신규 공장은 약 18만6000m² 규모로 건설되며 오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LG그룹 역사상 혼다와 함께하는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사업이며, 혼다의 1세대 전기차 플랫폼에 사용될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두 회사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한·일 간 경제협력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16~17일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난다. 양국 기업인이 만나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도 함께 개최된다.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10대 그룹 주요 총수와 주요 경제단체 수장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는 게이단렌 회장인 도쿠라 마사카즈 스미토모화학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경영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한·일 양 정부가 셔틀 외교 재개를 검토하는 등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경제계도 공동 사업 등을 통해 관계 강화를 도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 등 경제 6단체도 "한국과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 해결 방안에 합의하고 경제 현안이었던 수출 규제를 해결해 나가기로 한 것을 크게 환영한다"며 "이를 통해 한·일 관계 개선 및 경제협력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