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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롯데·금호·한화' 석화 빅4, ‘신사업’ 따라 실적 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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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롯데·금호·한화' 석화 빅4, ‘신사업’ 따라 실적 갈리나

주요 석화 업체들, 업황 악화로 어닝쇼크 예상
배터리·소재·태양광 등 신사업에 따라 천차만별

LG화학은 지난 2021년 미래먹거리 중 하나인 첨단소재 사업 부문 강화를 위해 청주에 양극재 공장(사진)을 증설했다. 사진=LG화학이미지 확대보기
LG화학은 지난 2021년 미래먹거리 중 하나인 첨단소재 사업 부문 강화를 위해 청주에 양극재 공장(사진)을 증설했다. 사진=LG화학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 빅4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우울한 분위기다. 업황 악화에 수요 위축이 겹치면서 캐시카우였던 석유화학 부문이 침체돼서다.

다만 각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신사업에 따라 실적이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실제 지난 30일 실적을 공개한 LG화학은 첨단소재부문과 배터리 사업부문을 통해 높은 실적을 거뒀지만, 석유화학부문의 침체로 다소 아쉬운 실적을 공개했다. 한화솔루션 역시 태양광 사업부문(큐셀부문)의 선방으로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 반면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은 업황 악화의 태풍을 온 몸으로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LG화학을 필두로 국내 대표 석유화학업체 4개사(이하 석화 빅4)가 실적을 잇달아 공개한다. LG화학은 지난달 31일 이미 공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91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74.5%나 급감했다. 매출액은 13조85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 늘어났다.

관련업계와 금융권에서는 LG화학의 실적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이다. 증권사별로 전년 동기 대비 50% 정도 감소한 3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해서다.

연간 실적 역시 마찬가지다. LG화학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규모인 연매출액 50조원(51조8649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조9957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404.%가 감소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을 제외할 경우 LG화학의 지난해 매출액은 30조9000억원이다.

석유화학업계의 맏형격인 LG화학의 영업이익이 이처럼 급감한 것은 석유화학 사업의 부진 때문이다.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만 16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업황 부진과 더불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시장 수요감소, 화물연대 파업 등의 변수가 겹치면서 석유화학부문이 손해액이 증가했다.

다만 첨단소재 사업과 배터리 사업(LG에너지솔루션) 등 신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타면서 이 사업부문에서 얻은 높은 수익 덕분에 영업이익이 늘었다는 게 금융권의 판단이다.
문제는 실적발표를 앞둔 다른 석유화학업체들이다. 증권가에서는 9일 실적발표를 앞둔 롯데케미칼을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4분기에만 1000억~2000억원대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했다.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주요 4대 석유화학업체들의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예상실적 비교. 단위=억원. 출처=에프엔가이드 및 각 증권사 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4대 석유화학업체들의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예상실적 비교. 단위=억원. 출처=에프엔가이드 및 각 증권사


대신증권은 이와 관련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 적자가 지속되면서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4분기 예상 영업손실이 1700억원대로 예상되면서 적자폭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역시 롯데케미칼과 관련 연간실적의 경우 20% 이상 늘어난 2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손실 역시 4876억원으로 예상됐다.

롯데케미칼보다 하루 앞서 실적을 공개하는 금호석유화학 역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사들은 리포트를 통해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4153억원)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18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영업이익 역시 창사 이래 최대규모(2조4068억원)를 달성했던 것과 비교해 50% 정도 감소한 1조2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점쳤다.

반면 한화솔루션은 롯데케미컬과 금호석유화학과 달리 견실한 실적이 기대된다. 석유화학부문의 수익성 악화를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부분이 메꿔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진투자증권은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배 이상 늘어난 30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솔루션은 오는 16일 실적공개를 앞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수요 위축, 중국 시장의 봉쇄정책, 화물연대 파업 등의 대외변수들로 인해 석유화학업체들의 4분기 실적이 전체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통적인 캐시카우였던 유화사업부문이 골칫덩이로 전락하는 가운데, 업체별로 추진 중인 배터리 및 태양광 등 신사업들의 성장세가 실적을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