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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온길] 에쓰오일, 투자로 미래 바꿨다…"새 역사 주역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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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온길] 에쓰오일, 투자로 미래 바꿨다…"새 역사 주역될 것"

1976년 쌍용정유와 이란국영석유공사(NICO)가 설립한 한이석유가 시작
오는 3월, 8조원 들여 샤힌프로젝트 진행...석유화학 비중 25% 성장 목표

쌍용정유. 사진=에쓰오일이미지 확대보기
쌍용정유.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은 1976년 쌍용정유와 이란국영석유공사(NICO)가 함께 설립한 한이석유를 시작으로 한다. SK에너지(1962년), GS칼텍스(1967년), 현대오일뱅크(1964년)보다 늦은 출발이었다. 에쓰오일은 국내 첫 중동 업체와 합작해 만든 정유사이기도 했다. 이전까지 국내 정유사들은 미국과 제휴를 맺고 원유를 공급해왔다. 새로운 원유 공급지가 추가되며 공급망 다변화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하지만 이란과의 협력은 오래가지 않았다. 1980년 이란 혁명의 여파로 이란 자본이 철수함에 따라 상호는 쌍용정유로 바꿨다. 이란 혁명은 1979년 이란 내 입헌 군주제인 팔라비 왕조가 무너지고 이슬람 종교 지도자가 최고 권력을 가지는 정치체제로 변화되는 결과를 낳은 사건을 말한다.
에쓰오일과 중동과의 인연은 1991년 다시 시작됐다. 사우디 국경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지분 투자에 나선 것이 시작이었다. 이때 아람코는 쌍용정유 지분 35%를 인수했고 이후 아람코는 1997년 외환위기 때 쌍용그룹이 어려움에 부닥치자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고 2003년 3월 사명을 현재의 에쓰오일로 바꿨다.

에쓰오일 ci 변천사.이미지 확대보기
에쓰오일 ci 변천사.


에쓰오일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회사를 키워나갔다. 쌍용그룹에서 분리되기 전 회사는 1조원을 들여 벙커C유 크래킹센터(BCC)를 완공했다. 국내 정유업계 고도화 시대를 시작함과 동시에 경쟁사들보다 10년 이상 먼저 중질유를 재처리하는 고도화 시설을 갖춘 것이었다. 이런 투자 전략은 2000년 이후에도 계속됐고 회사를 더욱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2008년에는 1조4000억원을 투입해 연산 90만t의 파라자일렌과 연산 28만t의 벤젠 등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을 건설하는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투자를 줄여나가는 상황 속에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미래를 준비한 것이다. 더불어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약 3만m² 용지를 확보해 연구개발(R&D) 강화를 위해 첨단연구소 건립도 추진했다. 이를 발판 삼아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부문 실적은 성장을 이어갔다. 2009년 1조3972억원이었던 석유화학 부문 매출액은 2011년 3조4910억원, 2012년 4조2970억원으로 뛰었다. 전체 매출액 대비 차지하는 비중은 8%에서 12.4%로 높아졌다.

에쓰오알 충북 대바위주유소.사진=에쓰오일이미지 확대보기
에쓰오알 충북 대바위주유소.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2015년에는 2018년 가동을 목표로 4조7890억원을 들여 정유·석유화학 복합설비인 잔사유 고도화 컴플렉스(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컴플렉스(ODC)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한 선택이었다.

얼마 전에는 초대형 석유화학 사업인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샤힌프로젝트는 울산 에쓰오일 공장 일대에 에틸렌을 비롯한 화학제품 생산 설비인 스팀 크래커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8조원이 투입된다. 에쓰오일 투자 프로젝트 역사상 사상 최대 금액이다. 설비가 준공되면 연간 180만t 규모 에틸렌을 생산한다. 오는 3월 기공식을 시작으로 2026년 준공할 예정이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비중은 생산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5% 수준으로 높아진다.

에쓰오일은 올해 최고의 경쟁력과 창의성을 갖춘 친환경 에너지·화학 기업이라는 비전 2030 달성, 샤힌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추진, 안전 최우선 문화 확립 등 주요 목표 달성을 위해 달려 나갈 예정이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에는 회사의 신성장 동력이 될 샤힌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만큼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진행함으로써 에쓰오일 새 역사의 주역이 되자"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